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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토)

이슈 5세대 이동통신

美·日에서 불어오는 5G 투자 바람, 최대 수혜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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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편집자주] 매일같이 수조원의 자금이 오가는 증시는 정보의 바다이기도 합니다. 정확한 정보보다는 거품을 잡아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머니투데이가 상장기업뿐 아니라 기업공개를 앞둔 기업들을 돋보기처럼 분석해 '착시투자'를 줄여보겠습니다.

[[종목대해부]5G 장비주 케이엠더블유]

올해 하반기부터 글로벌 5G 투자가 시작되면서 5G 장비주인 케이엠더블유 주가가 들썩인다. 케이엠더블유는 지난달 삼성전자의 버라이즌 5G 수주 흐름 속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미국 외에도 내년까지 일본·인도·유럽시장에서 5G 투자가 본격화되면서 케이엠더블유의 이익도 상향 곡선을 그릴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COVID-19)로 트래픽이 급증하면서 네트워크 투자가 불가피하다는 점도 수주 기대감을 높인다.

미국에서 불어온 5G 투자 바람


10일 기준 케이엠더블유의 주가는 7만7300원. 연초 대비 35.6% 상승한 수준이다. 올 상반기까지만 케이엠더블유 주가는 지난해 고점(8만100원)을 넘지 못했다.

지난해 국내 5G 투자가 마무리되면서 올 상반기 실적이 전년 대비 감소한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에서 불어온 호재가 기대감을 키웠다. 삼성전자가 미국 버라이즌과 8조원 규모의 5G 네트워크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 이는 국내 통신장비산업 역사상 최대 규모 단일 수출계약이다.

케이엠더블유는 삼성전자에 5G 필터와 시스템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케이엠더블유가 지난달 사상 최고가(8만9500원)을 경신한 배경이다.

미국은 세계 기지국 투자의 20~25%를 차지하는 핵심 시장이다. 그동안 미국 업체들은 주파수 부족으로 5G 망을 확대하지 못했다.

지난달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민간통신사업자들에게 3.5㎓ 대역의 주파수 경매를 완료하자 장비 투자에 나서기 시작했다. 오는 12월에는 3.7GHz 대역 주파수 경매도 예정돼 있다. 이달말엔 애플이 첫 5G 스마트폰인 아이폰12를 출시할 예정이다.

미국 최대 사업자인 버라이즌의 벤더는 에릭슨(추정 점유율 50%), 삼성전자(35%), 노키아(15%) 등으로 알려졌다. 케이엠더블유는 현재 에릭슨에 필터를 공급하고 있고 삼성전자와 노키아엔 필터와 시스템장비를 납품 중이다.

오승택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북미 5G 시장 개화와 삼성전자의 수주는 업황이 반등하는 신호”라며 “케이엠더블유는 내년에 최대 수혜가 기대된다”고 했다.

일본도 올해 5G 서비스를 시작해 하반기부터 투자가 본격화되고 인도는 내년부터 5G 투자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신흥 통신사인 라쿠텐모바일은 지난달 일부 지역에서 5G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내년엔 전국으로 확대한다. 이에 대응해 NTT도코모, KDDI, 소프트뱅크 등도 지난 7월부터 투자에 나서고 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8월 말 기준 전세계 24개국에서 47개업체가 5G서비스를 보급 및 시험 중”이라며 “코로나19로 5G 투자가 지연됐지만 글로벌 경기 활성화를 위해서도 5G 투자 경쟁은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5G 시스템·필터 매출 주목


글로벌 5G 투자와 함께 케이엠더블유의 수주가 기대되는 부문은 시스템과 필터다. 케이엠더블유의 올 상반기 기준 매출 비중은 시스템 1164억원(57%), 필터 662억원(32%), 사이트솔루션 162억원(8%)이었다.

5G는 4G 대비 2배 이상의 기지국이 필요하다. 기지국에 들어가는 필터도 4G의 경우 4~8개에서 5G의 경우 32개(32TR)~64개(64TR)로 증가한다.

반면 필터 크기는 4G의 경우 0.87~1.19ℓ에서 0.05ℓ로 줄어들어 소형화·경량화 흐름이다. 케이엠더블유가 생산하는 초소형 필터는 특정 주파수만 통과시켜 각 이동통신 사업자 간 통신 간섭을 최소화한다.

시스템장비는 MMR(대량 다중입출력안테나), RRA(기지국 안테나) 등이 핵심이다. MMR은 전파를 주고 받는 안테나 여러 개를 묶는 것이다. 많게는 64개(64T64R) 안테나가 사용된다. MMR은 대당 500만~700만원선으로 고가장비다. RRA는 RRH(소형기지국)와 다중대역 안테나를 융복합한 일체형 장비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통신업은 안정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수년 간에 걸친 레퍼런스 축적이 필수적”이라며 “시장 진입 장벽이 대단히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 4분기 이후 미국 시장에서 시스템장비 매출이 크게 확대돼 올해 시스템장비 매출은 60%에 육박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최근 케이엠더블유가 미국 디시네트워크, 일본 라쿠텐모바일 등 통신사에 직접 납품도 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디시네트워크는 2023년 6월까지 미국 인구의 70%가 사용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5G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글로벌SI(시스템통합) 기업들이 고마진을 취하고 있는데 오픈랜(개방형 무선 접속망 기술) 방식이 활성화될 경우 하드웨어 부문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케이엠더블유와 같은 중소 네트워크 장비 업체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오픈랜 방식이란 5G 상용화를 계기로 이동통신사업자들이 특정 네트워크 기업에 대한 기술 종속을 탈피하기 위해 무선접속망(RAN)을 개방형으로 구축하는 것을 말한다. 기존에는 에릭슨, 노키아, 삼성전자 등 SI들의 독자적인 규격을 사용했다. 오픈랜이 구축되면 통신사는 다양한 제조사 장비를 선택해 활용할 수 있다.

코로나로 상반기 트래픽 40%↑…"네트워크 투자 필요"


5G 투자 외에도 코로나19 이후 트래픽 급증 역시 케이엠더블유에 호재다.

코로나19 사태로 화상 회의, 온라인 수업 등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면서 올 상반기 전세계 트래픽은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트래픽이 급증하면서 글로벌 플랫폼 업체들은 인터넷 속도를 낮추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유튜브는 기본 화질 설정을 ‘일반화질(SD)’로 변경했고 페이스북, 넷플릭스도 영상 서비스 화질을 낮췄다. 이는 곧 신규 주파수·광 인프라 투자가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김 연구원은 “머지 않아 3.5GHz 대역 고도화 및 추가 주파수 확보가 필요할 것”이라며 “기존에 확보해 놓은 28GHz 대역에 대한 투자 집행도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수주 기대감에 따라 주가가 급등락하다보니 주가 변동성은 큰 편이다. 올해 주가 저점(3만8350원)과 고점의 차이는 약 2.3배다. 지난해 실적 기준 PER(주가수익비율은) 30.14배로 높은 편이다.

내년 실적 기대감에 12개월 미래 예상수익 기준 PER은 17.29배로 낮아진다. 주가가 계속 성장하려면 실적이 뒷받침될 필요가 있다.

증권가는 실적 성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오 연구원은 “내년에는 국내보다 규모가 큰 글로벌 투자 사이클이 호황으로 본격적으로 들어서는 시기”라며 목표주가를 12만9000원으로 제시했다.

김 연구원도 “현재 필터가 공급 부족인 상황인데, 케이엠더블유가 전세계 필터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고 글로벌 SI 중 화웨이를 제외한 4개 업체(에릭슨, 노키아, 삼성, ZTE)를 모두 매출처로 확보하고 있어 주가가 고평가돼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하나금융투자의 목표주가는 12만원이다.

정인지 기자 inj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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