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야당 증인 채택 요구 정쟁으로 규정하며 '정책국감' 강조
野, 증인 불채택 앞세워 '맹탕 국감'에 대한 與책임론 공세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10.6./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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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준성 기자,유새슬 기자 = 지난 7일부터 21대 국회의 첫 국정감사가 시작된 가운데 여야는 북한군의 공무원 피격 사건, 추미애 법무장관 아들 군복무 특혜 의혹 등을 두고 날선 신경전을 이어갔다.
야당은 이들 의혹에 대한 집중포화를 쏟아부은 반면, 여당은 야당의 공세를 정쟁으로 규정하며 방어에 주력했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국감에선 정쟁이 아닌 정책 대결을 하자고 했던 여당은 야당의 공세를 정쟁으로 규정하며 비판했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국감 이틀째인 지난 8일 야당을 겨냥해 "오죽하면 국정감사가 아니라 장관 가족감사냐는 지적이 있을 정도"라며 "정쟁이 아닌 국민에게 힘이 되는 국감을 만들어주길 부탁한다"고 꼬집었다.
이같은 기조에 여당은 야당의 추 장관 아들 서씨의 군 휴가 특혜 논란과 공무원 피격 사건 관련 증인 채택 요구에 대해서도 일절 응하지 않았다.
국민의힘의 추 장관 아들 의혹 관련 증인 채택 요구에는 이미 검찰이 무혐의로 결론을 낸 사건이라는 점을 들어 "정쟁을 위한 증인 요청"이라고 선을 그었다.
공무원 피살 사건에 대해선 남북 공동조사를 통한 사실 확인이 먼저라는 입장을 견지하며, 공무원의 친형을 증인으로 채택하자는 야당의 주장에 반대의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김영진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과거 박왕자·천안함·연평도 사건에서도 수사 진행 초창기에 가족들을 국회에 불렀던 예가 없다"며 "여당과 대통령을 공격하는 게 유가족과 돌아가신 분의 뜻인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일축했다.
여당은 당장 증인 채택을 거부해도 불리할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추 장관 아들 의혹과 관련한 여론이 더 이상 악화하지 않고 있다는 점은 여당이 야당의 증인 신청을 '정쟁용'이라며 거부할 수 있는 배경이다.
다만 종합감사 전 협상 여지는 남아 있다. 한 상임위 여당 간사는 "종합감사 전 원내대표 간 협의로 야당에서 요구하는 일부 증인을 받아들일 수도 있다고 본다"고 했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수적 우위를 앞세운 여당의 횡포로 인해 '맹탕국감'이 되고 있다며 책임론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일반적으로 국감 증인 채택은 각 상임위에서 여야 간사의 합의로 이뤄지지만, 모든 상임위 위원장을 민주당에 넘겨준 데다 절대적인 수적 열세에 놓인 국민의힘은 민주당에 일방적으로 끌려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야당이 요구하는 증인을 여당이 일정 수준 채택하는 선에서 타협이 이뤄져온 관례마저 깨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이 추 장관 아들 서씨의 군 휴가 특혜 논란과 공무원 피격 사건 관련 증인을 단 한 명도 채택하지 않자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국감의 기능과 의미를 퇴색시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국정감사 사전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10.6/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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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지난 8일 "필사적으로 온몸으로 증인 채택을 막고 나서는 민주당의 행태에 연민을 넘어 처연함까지 느낀다"며 "입법부 본연의 감사기능을 무력화하고 '맹탕 감사'를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이들 의혹에 대한 증인채택을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한편, 보수진영의 강점인 안보 문제를 이슈화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10일에는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맞아 대규모 열병식이 예정돼 있는 만큼 문재인 정부 대북 정책에 대한 야당의 비판에 한층 힘이 실릴 수 있다.
국민의힘은 북한군에 피격당한 공무원이 표류할 때는 물론 사망한 뒤에도 정부가 북한 눈치만 살핀다고 주장하며 이 사건이 '굴종적 대북정책'의 폐해라고 규정지은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열병식을 통해 신무기를 대대적으로 과시하면, 국민의힘은 피격 사건 관련 증인 채택에 소극적인 여당을 향해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낼 명분을 얻는 셈이다.
당 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민주당이 여론을 무서워할 수 있게 우리부터 묵묵히 가야할 길을 걸을 것"이라고 말했다.
js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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