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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동학개미들의 주식 열풍

빅히트 효과?…개미들, 엔터3인방 `싹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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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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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들이 이달 들어 코스닥시장에서 엔터주 3인방을 '싹쓸이'했다. 최근 빅히트엔터테인먼트(빅히트)에 관심을 내주며 엔터주 주가가 하락세를 탔지만 이를 저점 매수 기회로 활용한 모양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첫 거래일이었던 5일부터 8일까지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코스닥시장 개인 순매수 1위를 차지했다. 개인은 이 기간 와이지엔터테인먼트를 290억원 순매수했다. 2위에는 JYP엔터테인먼트(267억원)가 자리했다. 3위에도 엔터주인 에스엠(176억원)이 이름을 올렸다. 한국 대표 엔터 3사가 코스닥 순매수 상위권을 모두 휩쓴 것이다.

지난 5~6일 빅히트 공모주 일반청약이 흥행을 거두며 빅히트에 관심이 쏠렸지만 개인은 다른 엔터주에도 주목했다. 빅히트 청약을 못 넣은 투자자들이 대안적인 성격으로 엔터주를 매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거금으로 1억원을 넣어야 2주를 배정받을 수 있는 빅히트 대신 다른 엔터주를 '꿩 대신 닭'으로 선택했다는 것이다. 최근 엔터주 주가가 하락해 개인이 이를 저점 매수 기회로 포착했다는 해석도 있다. 8일 기준 JYP엔터테인먼트는 올해 고점(4만2450원) 대비 주가가 15.3% 빠졌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15.2%), 에스엠(15.1%)도 최근 주가가 올해 고점 대비 하락했다.

빅히트가 상장하면서 K팝을 필두로 엔터 산업이 성장 구간에 올라갔다는 인식이 매수를 이끌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수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번 빅히트 상장으로 한국 K팝 아티스트들의 글로벌 팬덤이 부각됐다"면서 "글로벌 팬덤을 갖고 있는 아티스트를 보유한 다른 엔터사들의 밸류에이션 리레이팅 기대감이 올라오면서 개인이 관심을 보인 듯하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방탄소년단(BTS)의 '아미'로 각광받은 글로벌 팬덤이 엔터사들의 밸류에이션 재평가 요인이라고 보고 있다. 코로나19로 오프라인 콘서트 매출이 부진한 상황에서 실적을 방어한 앨범 판매량이 글로벌 팬덤 효과를 입증한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가온차트 기준 K팝 상반기 앨범 판매량은 1685만장이다. 전년 동기에 비해 46% 늘어난 수치다. 이에 따르면 에스엠의 NCT,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블랙핑크 앨범 판매량 역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4배 증가했다. JYP엔터테인먼트의 ITZY(있지) 역시 2배 이상 음반 판매량이 늘어났다. 이는 글로벌 앨범 판매량이 전반적으로 하락한 것과 대조된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음반의 성장은 반드시 콘서트 증가로 이어진다"면서 "코로나19로 인해 음반 판매 증가에 따른 콘서트 매출 증가는 향후 실적 추정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하반기부터 엔터사들이 점진적인 실적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빅히트 상장 모멘텀으로 함께 밸류에이션 재평가를 받을 수 있는 종목을 잘 골라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신수연 연구원은 "세계적으로 관객을 끌어모을 수 있는 아티스트를 보유하고 있는지와 오프라인 공연을 재개했을 때 어떤 종목이 실적 개선이 가장 빠를 것으로 전망되는지, 현재 밸류에이션 대비 성장률과 수익성 간극이 크지 않은지 등을 선별적으로 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빅히트 상장 이후 다른 엔터주 주가가 주춤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는 점도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증권가는 빅히트 상장으로 엔터 3사에 대한 추가적인 단기 조정이 예상된다고 보고 있다.

[신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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