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일(현지시간) 군병원에서 퇴원한 뒤 백악관에 들어서기 전 마스크를 벗고 있다. 워싱턴|UPI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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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감염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기침을 하면서도 주말 대선에 복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폭스뉴스 진행자 숀 해니티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몸 상태가 좋다. 진짜 좋다. 내 생각에는 완벽하다”고 말했지만 목소리는 다소 잠겨 있었고, 기침을 하기도 했다. CNN은 “정치적으로 절박해진 트럼프 대통령이 건강이 채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유세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며 “백악관이 대통령의 건강 상태에 대해 진실을 말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에 “토요일(10일) 밤에 플로리다에서 열리는 선거 유세를 하고, 그다음에 돌아왔다가 이튿날 밤에는 펜실베이니아에서 유세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때가 되면 더 나아질 것”이라면서 “나는 오늘 밤에라도 선거 유세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자신의 몸 상태와 관련, “나는 전염성이 있을 것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약간 쉰 목소리로, 최소 2차례 이상 질문에 응답하다가 멈추고 목을 가다듬으면서 기침을 했다”면서 “그가 주장하는 대로 완전하게 회복된 것 같이 들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확진된 이후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적이 있느냐는 2차례 질문에 대해서는 무응답으로 일관하면서 “9일에 다시 검사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주치의인 숀 콘리는 이날 백악관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치료 과정을 모두 마쳤다. 치료를 매우 잘 받았다”고 말했다. 콘리는 “병원에서 백악관으로 복귀한 이후 안정적인 상태를 보였으며, 코로나19가 더이상 진행된 징후가 없다”며 “토요일부터는 공식 일정을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의료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의 선택이 전염병 위험을 높이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관여했던 릭 브라이트 전 보건복지부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보인다”면서 “지구상의 어떤 사람도 코로나19 확진자가 곧바로 외부 활동을 재개하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이 나온 것도 아닌데 벌써부터 수많은 지지자들 앞에 서겠다고 공표해 기본적인 코로나19 가이드라인을 어겼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이후 격리기간은 이날까지 1주일에 불과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말 공식 석상 복귀 시사는 15일로 예정된 2차 대선후보 TV토론과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미 대선토론위원회(CPD)는 코로나19 확산 상황 등을 감안해 토론회를 화상으로 개최하겠다고 밝혔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화상토론에 불참 의사를 밝히고 대신 2·3차 토론을 1주일씩 연기하자고 제안하는 등 대면토론을 주장하고 있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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