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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 (월)

'盧 공개, 朴 누락' 나라 뒤흔든 대통령의 시간…文대통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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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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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7일 오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북한의 해수부 공무원 피격 사망사건에 대한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2020.9.27.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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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OO시간'이 올해 국정감사에 등장했다. 과거 세월호 사건 당시 박 전 대통령의 대응, 이번에는 북한군에 의한 공무원 피살 사건 당시 문 대통령의 대응이 소재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통일부 국정감사에서 "국민이 북한에 의해 사살당한 이 문제에서 모든 정보, 특히 대통령의 어떤 행적이나 무엇을 했느냐 이런 것은 단 한 치의 숨김 없이 다 공개해야 한다고 본다"라며 "그런데 그렇게 주장하는 분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행적은 30년 동안 못 보게 꼭꼭 숨기지 않았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의 행적을 밝히는 것은 당연하다. '전 대통령의 세월호 행적과 이번 대통령의 행적 다 밝힙시다'라고 정치인 출신인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자신있게 이야기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안민석 "공무원 사살 文 행적, 박근혜 7시간 다 공개하자"


문 대통령의 공식 발언은 사건 관련 첩보를 입수한 지 5일 만에 이뤄졌다. 이런 대응에 야당에서는 "분초 단위로 일정을 밝히라"고 공격했지만, 청와대는 28일 "(시간대별 행적을) 추가로 공개할 생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처럼 굵직한 국난이 벌어질 때마다 대통령의 동정과 행적은 항상 논란거리가 돼 왔다. 대표적으로 야당이 이번 사건과 비교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의 행적과 이후 거론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故) 김선일씨 피랍 당시 행적 등이다. 대통령의 시간이 논란이 될 때마다 당시 대통령과 측근들의 대응은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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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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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실'에 있었던 朴, 논란의 세월호 7시간



"학생들이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다는데, 그렇게 찾기 어렵습니까?" 2014년 4월16일 오후 5시15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를 찾은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공식 석상에서 꺼낸 말이다. 첫 보고를 받은 지 7시간 만이다.

세월호 침몰 사고 당일(2014년 4월 16일) 박 대통령이 사고 관련 지시를 내렸다고 알려진 시각인 오전 10시15분부터 중대본을 방문한 오후 5시15분까지 대통령의 행적이 불분명한 7시간이 문제가 됐다. 탄핵심판 당시 대통령 측 대리인단은 '세월호 7시간' 행적 답변서를 제출했지만, 조사 과정에서 전화 지시를 내린 시각이나 서면 보고를 받은 시각 등은 빠지거나 사실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가 불거지자 당시 청와대는 대통령 행적을 숨기기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였던 정황이 드러났다. 김기춘 전 비서실장은 "(대통령 위치는) 경호상 알지도 (못하고) 알려고도 않는다. 자료 제출 불가"라고도 지시했다. 청와대 수석비서관들과 함께하는 자리에서 사실상 '내부 입막음'을 지시한 것.

이후, 박 전 대통령이 "미용시술을 받았다', '굿을 했다', '숨겨 놓은 아들은 만났다' 등 여러 의혹이 이어진 가운데 2018년 검찰은 최순실이 청와대에 와 중대본 방문을 결정할 때까지 "침실에 있었다"는 검찰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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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사고 이튿날인 지난 2014년 4월17일 전남 진도군실내체육관을 찾은 박근혜 대통령이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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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이 공개한 노무현 일정…'서면보고無, 분 단위 빼곡'

또 다른 대통령의 시간은 2004년 고 김선일씨 이라크 피랍 사건 당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시간이다. 이는 2017년 당시 박 대통령 대리인단이 '세월호 7시간' 답변서를 통해 고 노 대통령이 사건 당시 관저에서 다른 업무를 봤다고 주장하면서 알려졌다.

그러나 참여정부 국무총리였던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는 2004년 6월 21∼23일 사흘간 노 전 대통령의 세부 일정이 담긴 자료를 공개했다. 노 대통령의 경우, 서면 보고 없이 김우식 당시 비서실장, 김병준 당시 정책실장, 권진호 당시 국가안보보좌관 등 참모들과 식사하며 피랍 관련 등 정부현안을 논의했다.

이 전 대표는 "김씨가 돌아가신 그 날에는 새벽 1시에도 전화로 보고를 받아서 바로 그 다음 날 대책회의를 한 사실이 다 나와 있다. 이렇게 대통령께서 비상사태 때에 수많은 대책회의를 하고, 새벽 6~7시부터 때로는 새벽 1~2시까지 비상하게 움직인다"고 밝혔다.

같은 당 박범계 의원도 "2004년 6월21일 김씨가 피랍되자마자 대통령께서는 관저에서 이종석 당시 NSC 차장으로부터 보고를 받았다"면서 "7시에 이수혁 당시 외교부 차관보, 조윤제 당시 경제보좌관 등과 조찬을 하며 피랍 상황을 상의한 뒤에는 곧바로 본관 집무실로 출근하셔서 8시47분부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김 씨의 피랍 사실이 알려진 당일, 담화문을 발표사고 국민들에게 사과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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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연평해전 당시 월드컵 3·4위전 관람 취소

세월호 7시간은 제2차 연평해전 당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행적과도 비교된 적이 있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 2002년 6월29일 서해 연평도 부근에서 남북 해군 간 교전이 발생하자 임성준 당시 외교안보수석으로부터 긴급 보고를 받고 NSC 소집을 지시했다.

이어 예정됐던 월드컵 한국-터키 경기 관람을 취소했다. 그해 6월30일에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월드컵 폐막식 일정은 그대로 진행됐다. 당시 청와대는 폐막식 불참도 무게감 있게 검토했으나 국민 불안감이 높아지고 외국 투자자들의 우려를 촉발할 수 있다고 판단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지영 기자 kjyou@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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