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보수진영 최대 전·현직 의원모임인 ‘더 좋은 세상으로 포럼’(마포포럼)에서 한 말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3시 서울 마포구 현대빌딩에서 열린 포럼 정례 세미나에서 ‘보수정당, 어떻게 재집권할 것인가’ 주제로 강연을 했다. 그는 차기 대선(2022년 3월 9일) 때까지 보수 진영이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개 모두 발언을 통해 “안팎에선 ‘저들이 재집권할 능력을 갖췄는가’ 하는 회의적인 시선이 있다”며 “변화의 노력을 계속해 나가다 보면 국민이 다시 한번 우리를 믿을 수 있겠다 하는 시점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 사태로 전 세계 각국 정부의 실정이 드러나고 있지만 여론 상 지지율은 높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우리나라도 비슷한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코로나로 생명에 위협을 느끼는 상황에서, 국민이 믿을 곳이라곤 정부밖에 없다고 해서 지도자에 대한 지지율을 유지하도록 하는 측면을 여당은 강조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8일 오후 서울 마포구에서 '더 좋은 세상으로 포럼(마포 포럼)' 초청 강연에 앞서 김무성 전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오종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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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강연은 비공개로 진행됐고, 강연 후 김 위원장은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가졌다.
Q : 비공개 강연 내용이 뭐였나.
A : “앞으로 대권 주자는 당내에서 차례차례 나타날 것이다. 원희룡·유승민·오세훈 등 자연적으로 대권 군이 형성되지 않을까.”
Q : 그들은 지지율이 높지 않은데.
A : “지금 지지율은 별 의미 없다. 과거 대선을 봐도 초반 지지율이 높은 후보가 반드시 대통령이 된 건 아니었다.”
기자들 질문은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선으로 이어졌다.
Q : 현역 의원은 재보선에 나가면 안 된다는 말이 나오는데.
A : “새로운 인물이 후보로 나오는 게 가장 적합하다.”
Q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A : “(손 내저으며) 나한테 자꾸 우리 당 아닌 사람 물어보지 마라.”
김무성 전 미래통합당 의원이 8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마포현대빌딩에서 열리는 보수진영 최대 전,현직 의원모임인 '마포포럼' 세미나에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인사에 박수치고 있다. [오종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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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강연은 포럼 창립을 주도한 김무성 전 의원이 김 위원장에게 직접 연락해 성사됐다. 최근 부산시장 보선엔 김 전 의원 차출론이 제기되고 있어 이날 둘의 만남에 당 안팎의 관심이 쏠렸다. 오랜 시간 정치권에 몸담아온 두 사람은 과거 사석에서도 교류를 이어온 사이지만 ‘김종인 비대위’ 출범 이후 만난 건 이 날이 처음이었다. 김 위원장은 기자들에게 “김 전 의원이 부산시장 후보로 나오겠다는 욕심을 가지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김 전 의원이 세미나장 밖으로 나오자 기자들이 몰려들었다. 그는 “국민의힘 의석이 103석인데 내년 재보선에 현역 의원이 나가면 100석이 깨질 수도 있다. 흉측한 정권이 무슨 일을 벌일지 모르니까, 그런 위험한 짓은 안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물은 만들어지는 것이다. 어떻게 스타를 탄생시키느냐 하는 룰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내년 재보선 경선룰로 ‘미스터 트롯’ 국민 경선을 검토 중이다. 그는 또 “김 위원장이 분명히 자신은 대선에 안나간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전 의원은 자신의 부산시장 차출설에 대해선 “내년 보궐선거와 내후년 대선 중 뭐가 중요하냐. 대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부산시장에 출마에 전혀 관심 없다. 김종인 위원장을 도와 ‘반(反)문재인 연대’를 구축해 정권 교체하는 데 총력을 쏟겠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김 위원장이 주도하는 경제 관련 3법에 대해 “김 위원장이 왜 관련 법을 개정해야 하는지 설명했고 나는 상당히 이해가 갔다”고 거들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8일 오후 서울 마포구에서 '더 좋은 세상으로 포럼(마포 포럼)' 초청 강연에 앞서 참석인사들과 악수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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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강연은 코로나 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상황임에도 전·현직 의원이 40명가량 참석했다. 강연장엔 당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김선동 사무총장과 지상욱 여의도연구원장, 김성태·이혜훈 전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박민식·이진복 전 의원 등이 참석했다.
마포 포럼은 6월 출범했으며 현재 전·현직 의원 6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포럼 측은 원희룡 제주지사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 유승민 전 의원 등과 강연 일정을 조율 중이다. 이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김동연 전 부총리,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등 당 밖의 인사들도 연사로 부를 계획이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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