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표류 시작 두어 시간 늦추면 발견 지점에 도달 가능”
김홍희 해경청장, 가능성 인정하면서도 월북 정황 증거 지적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8일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살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해류로 인해 북방한계선(NLL) 이북까지 표류할 수 있다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뉴스1 |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피격된 우리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월북 시도 여부를 놓고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구명조끼를 착용한 사람이 해류로 인해 북방한계선(NLL) 이북까지 표류할 수 있다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제시했다.
◆권성동 “표류 시작 두어 시간 늦추면 발견 지점에 도달 가능”
권 의원은 8일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 국정감사에서 북한에 의해 사살된 공무원이 자진해 월북을 시도했다는 정부 발표에 의문을 표했다. 권 의원은 해수부 산하 한국해양과학기술원에 의뢰한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정부가 제시한 표류 시작 시간을 두어 시간만 뒤로 조정해도 해류만으로 북한 해변까지 도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실종된 공무원이 오전 2시에 표류를 시작했다고 전제하고 결과를 예측했다. 그러나 권 의원의 주장은 동일한 시뮬레이션이라도 시작 시간에 따라 해류만으로 NLL을 넘어서 북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권 의원 측이 이날 해수부 국감을 앞두고 공개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면 오전 2시 30분을 기점으로 공무원이 도달 가능한 범위가 크게 늘어난다. 특히 정박된 선박에서 멀지 않은 해상에서 표류하다가 오전 4시 이후 해류에 휩쓸렸다고 하면 북한군에 피살된 곳 바로 앞인 등산곶 해안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권 의원은 정부가 표류 시작 시간을 특정하기 어려운 상황임을 지적하면서 “월북을 섣불리 단정하지 말고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를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김홍희 해양경찰청장이 8일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
◆김홍희 해경청장, 가능성 인정하면서도 월북 정황 증거 지적
김홍희 해양경찰청장도 실종 공무원이 해류에 따라 발견된 위치까지 자연 이동했을 가능성을 인정했다. 김 청장은 “표류 예측 시스템도 인위적인 노력 없이는 북방한계선으로 올라갈 수 없다고 본다”면서도 “쉽진 않지만 조류의 흐름을 타고 구명조끼와 부력재를 이용할 경우 북한 측에서 발견된 위치까지 (이동이) 가능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날 해경은 구체적인 실종 추정 시간도 처음으로 밝혔다. 김 청장은 김승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관련 질의에 “어업지도선에서 이탈한 시점을 확정할 수는 없지만 (지난달 21일 오전) 2시에서 3시 정도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간 해경은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에서 실종 공무원과 함께 근무한 동료인 3항사가 그를 마지막으로 본 당일 오전 1시 35분부터 오전 11시 30분까지를 10시간가량을 실종 시간대로 추측했다.
표류 가능성에도 김 청장은 실종 공무원의 휴대전화가 인위적으로 꺼진 점을 언급하며 월북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김 청장은 “확정은 못 짓지만 실족해 물에 빠졌을 때와 휴대전화 전원이 일부러 꺼졌을 때는 차이가 난다고 본다”며 “확인한 바로는 인위적인 힘으로 (휴대전화 전원을) 눌렀고 (월북의) 정황 증거는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실족했다면 핸드폰이 방수되니 119나 지인에게 전화할 수 있었는데 그러지 않았다”며 “실족 가능성은 작다”고 추정했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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