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30년전쯤 돌아가셨다"고 전해
"부친과 장인 모두 외무성 대사 출신"
소식통, "전 콩고주재 대사 조춘형"
2018년 이탈리아에서 잠적한 후 지난해 7월 한국으로 망명한 조성길 전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대리가 이탈리아에서 열린 한 문화행사에 참석한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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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한국으로 망명한 조성길 전 이탈리아 대사대리의 부친 신원과 관련,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전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은 8일 "조 전 대사대리의 부친은 노동당 전 검열위원장을 지낸 조연준이 아니다"고 말했다.
태 의원은 "조 대사의 부친은 30년쯤 전에 돌아가셨다"며 이같이 소개했다. 그는 이어 "조 대사의 부친은 북한 외무성 출신 대사였고, 그의 장인도 대사였다"며 "동료 사이에서 자신들의 아들과 딸을 서로 결혼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태 의원은 2018년 11월 조 대사가 이탈리아에서 잠적한 이후 “조 대사와 20년 동안 알고 지냈고, 외무성 유럽국에서 함께 근무했다"며 조 대사와의 친분을 언급했다.
이와 관련, 북한 사정에 밝은 한 대북 소식통은 이날 조 대사의 아버지는 아프리카 콩고 주재 북한 대사를 지낸 조춘형이며, 그의 장인은 태국 주재 북한 대사를 지낸 이도섭이라고 전했다.
조연준 당 검열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말 열린 7기 5차 전원회의에서 당 검열위원장에서 물러났다.
한편, 조 대사는 2018년 11월 이탈리아에서 잠적한 이후 서방 국가로 망명을 타진하는 과정에 북한 당국이 귀국을 종용하자 “남조선으로는 가지 않겠다”는 뜻을 직·간접적으로 전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또 다른 대북 소식통은 “조 대사가 잠적한 이후 북한은 '당의 배려로 용서해 줄 테니 돌아오라'라거나 '특정 국가의 중국 대사관으로 가라'는 압박이 있었다”며 “이런 상황에서 조 대사는 북한 당국에 '남조선으로는 가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조 대사의 이런 입장 표명은 해외 생활 중 북한 외교관 등이 망명하는 경우 유럽이나 제3국에 정착하면 북한에 남아있는 가족들에 대한 처벌이 한국으로 올 때보다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이 소식통은 설명했다.
정부 당국이 2019년 7월 입국 이후 1년 이상 조대사의 한국행 사실을 비밀에 부친 것 역시 이런 사정을 고려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최근 북한행을 희망한 조대사의 부인이 일부 언론을 접촉하는 과정에서 조대사의 한국행이 공개됐다.
프랑스어에 능통한 조 대사는 한국행을 결정하기 이전에 스위스, 프랑스 등 몇몇 국가에 망명 의사를 타진했으나 실현되지 못했고, 결국 지난해 7월 제3국에 있는 한국대사관을 통해 망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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