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9 (목)

이슈 정부 VS 의료계 첨예한 대립

교수들이 의대생 대리 사과?..."국시 거부 대국민 사과...기회 달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이대희 기자(eday@pressian.com)]
의대생의 국가고시 집단 거부 사태와 관련해 의료계가 8일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김영훈 고려대학교의료원 원장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 본관에서 주요 병원장들과 함께 의대생 국시 미 응시 문제 해결을 위해 그간 국시를 거부한 의대생에게 재응시 기회를 줄 수 있도록 양해해 달라는 취지의 성명문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에는 김연수 서울대학교병원장, 윤동섭 연세대학교 의료원장, 김영모 인하대학교 의료원장 등도 함께 참석했다.

김 원장은 "코로나19로 아주 힘든 이 시기에 의대생이 국가고시 문제로 인해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깊이 송구하다"며 "(의료계가) 국민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점, 국민의 마음을 사지 못한 점을 깊이 반성한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이 언제 종식될지 모르는 엄중한 시기에 2700명의 의사 배출이 안 되는 상황은 올해만의 문제가 아니라 약 5년간의 파급효과"를 낳고 "의료의 질 저하가 오리라는 우려가 너무나 크다"고 의대생 국시 재응시 기회를 줘야 할 필요성을 당부했다.

김 원장은 "질책은 선배들에게 해달라"며 "6년 이상 열심히 학업에 전념했고 또 잘 준비한 우리 의대생들이 미래 의사로서 환자 곁을 지킬 수 있도록 한 번 기회를 허락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간 정부는 의대생의 국시 재응시 기회를 줄 수는 없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피력했다. 이미 정부가 수 차례에 걸쳐 재응시 요청을 했음에도 대부분 의대생이 응시를 거부했다는 점, 다른 국가고시와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한다는 점을 정부는 이유로 들었다.

이와 관련해, 지난 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자신을 국시를 취소한 학생이라고 밝힌 청원인이 국민께 사과한다는 취지의 글을 올려 눈길을 끌었으나, 이에 관해서도 정부는 같은 입장을 유지했다.

지난 7일 이창준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청와대 게시글에 관해 (작성자) 개인을 식별할 정보가 없어서 현재로서는 그 게시글을 누가 썼는지(의대생이 맞는지)도 알 수 없다"며 "지금은 (의대생 구제) 조치로 국민의 양해를 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못박았다.

다만 정부는 앞서 국민의 양해와 같이 의료계가 행동을 취해 '국민 공감대'를 산다면 국시 재응시 문제를 해결 가능하다는 입장도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이번 대국민 사과문 발표의 배경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국시 응시를 거부한 의대생들이 단체로 사과문을 내지 않고 의료계 교수들이 대신 사과하는 모양새가 취해진 점, 수학능력시험 등과 같은 다른 국가고시와의 형평성 논란은 어떤 식으로도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점 등이 해결되지 않는다. 의대생 국시 거부 사태가 앞으로도 상당한 격론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대희 기자(eday@pressian.com)]

- Copyrights ©PRESSian.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