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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현 "'안태근 재상고간다는 검찰 믿었는데…평생 싸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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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구단비 기자]

머니투데이

서지현 검사./사진=홍봉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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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현 검사가 자신을 성추행하고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인사 불이익을 준 혐의로 기소됐던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이 무죄 판결을 확정받자 "90세가 넘도록 살 자신은 없지만 평생 싸워는 봐야겠다"고 밝혔다.

서 검사는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재상고해 끝까지 갈 것이라는 검찰 쪽 이야기를 믿고 있었는데 재상고 포기 기사를 인터넷으로 봤다"며 이같이 전했다.

이어 "현행 수사와 재판 관행으로 처벌이 가능하다 생각했다면, 내부에서 진실과 정의를 찾을 방법이 있었다면 얼굴과 이름을 내놓고 생방송 인터뷰를 하는 사회적 자살행위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서 검사는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할 검사들이 결코 진실을 말하지 않을 것이기에, 내부에서 몸부림쳐도 견고한 성에 작은 점 하나 찍을 수 없었기에 사표 내고 육아에 전념하리라 마음먹었지만 그리 못했고 할 수 없었다"고 했다.

그는 "공기처럼 퍼져있는 성폭력, 번번이 은폐돼 가해자는 큰소리치고 피해자만 조리돌림 당하는 현실, 정치적이고 불의한 자들의 영원한 득세, 무엇이 불의인지조차 모르는 오만과 독선…사랑했던 검찰이, 후배들이 언제까지나 그 모양 그 꼴로 놔둔 채 그리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앞으로 검사도, 변호사도 못 할 것' '어쩌면 집 밖에 나갈 수 조차 없을지도 모른다' 생각하면서도 이런 검찰의 썩은 냄새 나는 모습을 국민에게 알릴 수 있고 후배들이 이런 꼴을 당하지 않을 수 있다면 할 수 있는 것을 해보자…부끄럼 많고 겁많은 제가 그날 그렇게 글을 올리고 카메라 앞에 섰다"고 회상했다.

서 검사는 "그 이후는 뻔한 예상대로였다. 제대로 할 리 없는 수사, 절대권력자였던 가해자의 여전한 내부 권력, 제2의 서지현을 막기 위해 나를 죽여야 한다는 조직, 욕설과 음해, 이에 동조하는 정치권과 언론, 이해관계가 얽힌 재판…뻔히 예상했지만 고통까지 뻔하진 않았다"고 호소했다.

서 검사는 "모든 것을 바친 조직서 부정당하고 음해당하며 동료의 외면을 직면한 쓰라림과 새빨간 거짓으로 진실을 덮는 검찰과 사법농단과의 관련성을 떨쳐내기 어려운 법원의 우리나라 최고 엘리트들"이라며 "모든 것을 표로 환원하는 정치권, 자극만 추구하는 언론…그러나 가장 견디긴 힘든 건 변하지 않는 검찰과 세상을 지켜보고 있어야만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절망적 예상때문에 시작된 일이지만 미치도록 재판을 이기고 싶었다"며 "가해자를 망신 주거나 보복하기 위해서 아니라 진실은, 정의는 반드시 실현돼야 하니까…피해자들에게 희망 주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재상고포기 기사를 보고 울음이 터지지도 공황장애가 덮쳐오지도 않고 '낙태죄 폐지' 논의를 계속하는 나를 발견했다"며 "검찰, 법원, 정치, 언론이 정의와 희망을 내주지 않아도 스스로 상식적으로 판단하고 정의를 쟁취하고 희망을 놓지 않는 우리를 발견했다"고 굳은 의지를 보였다.

구단비 기자 kdb@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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