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파 우려 여전한데… 퇴원 이틀 만에 집무실 복귀한 트럼프

트윗으로도 직접 복귀 사실 알려
직원 건강 지적엔 "안전한 방법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감염 이후 처음 집무실에 복귀한 7일 백악관 웨스트윙 현관 앞을 해병대원이 지키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퇴원 이틀 만인 7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 복귀해 공식 업무를 재개했다. 아직 완치 판정을 받지 않아 전파 우려가 여전한데도 내달 3일 선거를 의식해 무리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브라이언 모겐스턴 백악관 부대변인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에서 허리케인과 경기부양책 협상 관련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대통령이 집무실에 들어선 뒤 웨스트윙 현관 밖에는 관례 대로 해병대 초병이 배치됐다고 WP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트위터를 통해 직접 집무실 복귀 사실을 알렸다. 그는 “방금 허리케인 델타에 대해 보고 받았다”며 “해당 주 공무원들의 지침에 주의를 기울여달라. 우리는 그들과 매우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만간 영상을 통해 공개발언을 할 예정이다.

백악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집무실 근무 사실을 공식화한 것은 지난 5일 퇴원 이후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새벽 코로나19 감염 사실을 알린 뒤 같은 날 월터 리드 군 병원에 이송돼 치료를 받았고, 5일 퇴원한 이후 관저에 머물러 왔다. 집무실 복귀는 1일 이후 엿새 만이다.

퇴원 후 바로 마스크를 벗어 논란이 됐던 트럼프 대통령이 무리하게 집무실 근무를 재개한 것은 대선이 27일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 감염 이후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와의 여론조사 격차가 벌어져 조급함을 느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5일 바이든 후보와의 2차 TV토론도 예정대로 강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에서 완전히 회복했다는 증거가 없다는 점이다. 이날 모겐스턴 부대변인도 대통령의 마지막 코로나19 음성 판정 시기에 대한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그는 “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제 음성 판정을 받았는지 모른다”며 “우리는 질병의 추가 확산을 줄이기 위해 접촉자 추적을 하고 있다”라고만 했다. 또 백악관 직원들의 건강 우려에 대해선 “안전한 방법이 있다”면서 “정기적으로 소독하는 등 누구도 위태롭지 않게 하면서 할 수 있는 방법이 분명히 있다”고 주장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