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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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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철 “약자·당 연결하는 가교 될 것” 배진교 “선거서 이기는 당 만들겠다” [정의당 당직선거 돋보기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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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표 후보자 2인 인터뷰

[경향신문]

정의당 차기 당대표 결선에서 맞붙은 김종철·배진교 후보는 7일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정의당만의 길을 가야 한다”고 말했다. 포스트 심상정 체제를 뛰어넘는 당 혁신 경로도 제시했다. 김종철 후보(50)는 “다양한 사회운동과 연대해 현장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배진교 후보(52)는 “2022년 지방선거에 승리하기 위해선 현역 의원이 진두지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리즈 끝>


경향신문

김종철 정의당 당대표 후보가 7일 국회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현장 떠나 당 리더십에 위기
‘심상정 과오’ 되풀이 않겠다”

“정치의 도움이 절실한 사회적 약자들을 찾아가겠다.”

김종철 후보는 정의당 리더십의 방향을 ‘현장’에서 찾았다. 대표가 되면 가장 먼저 지역조직을 활성화해 전국을 순회할 계획이다. 현역 의원이 아니라는 약점에 대해선 “시민사회와 지역의 요구를 당과 연결하는 일은 오히려 원외에서 더 잘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김 후보는 정의당 위기 요인 중 하나로 현장성 부족을 꼽았다. 그는 “정의당 하면 약자들의 목소리를 더 잘 들어줄 것이라는 국민들의 기대가 있다”면서 “전국을 다니며 어려움을 겪는 단체·노조들을 만나고 연대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다양한 사회운동과 결합하는 것이 진보정당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지지기반을 넓히는 데도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이런 판단엔 원내 중심 정치를 강조하며 더불어민주당과 정책연대를 시도했지만 결국 실패한 전임 심상정 지도부의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성찰이 녹아 있다.

민주당과의 관계는 “정의당은 정의당의 길을 간다”는 말로 답했다. 그는 “이낙연 대표 체제에서 민주당의 보수화는 계속될 것”이라며 “이와 차별화되는 정의당만의 목소리를 꾸준히 낸다면 지지율 10% 벽도 넘어설 수 있다”고 말했다. 진보 색채가 선명한 정책 대안을 선도적으로 제시해 민주당을 정의당의 ‘정책 2중대’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정의당의 길’을 보여줄 정책으로 그는 기본자산제와 보편증세, 연금 통합,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입각한 의원내각제 개헌 등을 꼽았다.

김 후보는 “복지 확대를 위한 재원 마련에는 서민층도 참여하는 보편 증세가 따라와야 한다”며 “그동안 진보진영이 표 때문에 금기시했던 의제들까지 과감하게 제안하고 사회적 논의를 주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고 박원순 서울시장 조문 논란 등 젠더 이슈를 놓고 불거진 당내 갈등에 대해선 “표현 방식 등 부차적인 문제의 견해차는 당내에서 충분히 풀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성평등 이슈는 정의당이 중심을 잡고 꾸준히 선도해야 할 의제”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진보정치의 차세대 주자를 육성하는 방안과 관련해선 “한 명의 특출한 스타를 만드는 것보다 팀으로서 지도부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청년 정치인을 비롯해 당내 후배 정치인들이 실력을 키우고 대중의 검증을 받을 수 있게 주요 당직을 분배하고 성과를 내도록 독려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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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교 정의당 당대표 후보가 7일 국회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외연 확대로 대중 정당 거듭
서울시장 보선이 징검다리”

“정의당의 체온은 항상 ‘36.5도’여야 한다.” 배진교 후보(52)는 ‘가치 중심의 대중 정당’을 이같이 요약했다. 특정 이념·노선이 아닌 일반 시민들의 감각으로 정치를 해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차기 지도부의 주요 시험대로 2022년 지방선거를 꼽으며 “지역에서 이기는 정당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방선거 준비를 진두지휘하려면 구청장 재직 경험도 갖춘 현역 국회의원이 당을 이끌어야 한다”며 “최소한 10곳 이상 기초단체장 출마, 최소 5곳 당선을 목표로 선거를 치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이를 위한 징검다리가 될 것이라 내다봤다. 기후정의·노동존중·젠더평등이라는 3대 가치에 동의하는 정당·시민들과 함께 시장 후보 선출을 위한 원탁회의를 구성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그는 “이 과정에서 세세한 정책과 현장 목소리들이 담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 후보는 ‘이기는 정의당’을 실현하는 동력으로 ‘대중 정당’과 ‘외연 확대’를 꼽았다. 조국 사태·고 박원순 서울시장 조문 거부 사태 등을 거치며 탈당한 당원들의 ‘특별 복당’에 동의한 것도 이 때문이다. 배 후보는 “자발적으로 우리 당을 지지하던 분들에게 ‘다시 함께해달라’는 메시지를 남기자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과의 관계에 대해선 “과거의 ‘민주대연합’은 끝났다”고 잘라 말했다. 배 후보는 “2중대 프레임은 국민의힘이 처음 만들었으나, 민주당도 내심 즐기는 프레임”이라며 “정의당을 보완재 정도로 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사장님 정당’, 민주당은 ‘부장님 정당’이라는 말이 있다. 기득권이라는 것”이라고 한 뒤 “기득권 없는 정당만이 불평등 사회 극복을 이뤄낼 수 있고, 그런 점에서 정의당과 민주당의 길은 확연히 다르다”고 밝혔다.

그는 진보정당 내부의 정파 갈등 해결책을 묻자 “낡은 정파 구도를 해소해야 한다”며 “그 구도 속에 있던 저 역시 반성한다”고 사과했다. 배 후보는 당내 최대 계파인 ‘인천연합’ 소속으로 분류된다. 다만 “과거 인천연합은 민주노동당, 통합진보당 등을 거치며 해산됐고 이제 이름만 남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배 후보는 “류호정·장혜영 의원 등 성장하는 진보정치인 2세대들이 의정활동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노회찬·심상정을 잇는 ‘스타 정치인’이 될 수 있다고 본다”며 “2세대, 3세대 정치인을 준비하지 않는다면 정의당의 미래는 없다”고 덧붙였다.

김형규 김상범 기자 fideli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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