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국감 전날 공개한 의도 있나” 외통위서 의혹 제기
민주당 전해철 “자발적 의사로 한국행” 입국 공식 확인
조성길 | 태영호 |
21대 국회 국정감사가 시작된 7일 외교통일위원회에선 조성길 전 북한 주이탈리아 대사대리의 ‘한국행’이 최대 쟁점이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전해철 국회 정보위원장이 조 전 대사대리의 입국을 공식 확인하자, 야당은 조 전 대사대리의 입국 경위와 공개 시점을 놓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의 입국이 1년3개월 만에 뒤늦게 알려진 것에 정보당국의 의도가 있다는 주장이다. 조 전 대사대리의 옛 동료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그의 딸 신변을 우려하며 “국감에서 질의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외교부를 상대로 열린 국회 외통위 국감에서 “북으로 송환된 가족의 안위 문제가 걱정되니 극비에 부쳐달라고 요청한 것이고 정부도 공개하지 않은 건데 이번에 공개된 건 전형적으로 당국이 언론에 리크(누설)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태영 같은 당 의원도 “본인과 상의하고 공개한 것인지, 다른 목적에 따라 국감 하루 전날 발표한 것인지, 제 추측이 사실이라면 정치적 목적을 위해 인도적 고려를 완전히 무시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외교부가 할 역할은 충분히 했으나 상세 내용에 대해서는 말씀드리기 곤란하다”면서 말을 아꼈다.
조 전 대사대리의 한국행 공개 시점 등을 두고 논란이 일자 전해철 정보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지난해 7월 국내 입국을 공식 확인했다. 전 위원장은 “그가 수차례 한국행 의사를 자발적으로 밝혔다”며 “본인이 한국에 온 것이 알려지는 것을 당연히 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에 있는 가족에 대한 걱정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조 전 대사대리의 딸은 그의 망명 이후 북한으로 송환됐다는 사실을 정부가 확인한 바 있다.
조 전 대사대리와 20년 지기라고 밝힌 태영호 의원은 “내가 북한 외무성 부국장으로 있었던 시절, 조성길은 외무성 5과 이탈리아 담당 부원으로 있었다”로 시작되는 장문의 입장문을 냈다. 그는 “북한에 혈육을 두고 온 외교관들의 소식 공개는 그 혈육의 운명과 관련된 인도적 사안”이라며 “변절자·배신자의 가족에게 어떤 처벌이 내려질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밝혔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서도 “대단히 우려스러운 상황”이라며 “왜 이 시점에 알려졌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이날 외통위에선 조 전 대사대리 한국행에 대해 정진석·조태용 등 야당 의원이 질의했을 뿐 여당은 공개 언급을 자제하는 분위기였다. 여야 모두 관련된 논평이나 지도부 발언은 없었다.
임지선·김유진 기자 vis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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