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현장] 국회 외통위, 강경화 '남편 美여행' 사과로 국감 시작

"국민은 외부활동 자제하는데…매우 송구" 고개 숙여

야권 공세 예고에 선제 대응으로 풀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업무보고를 마치고 고개숙여 인사를 하고 있다. 2020.10.7/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김진 기자 =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가 7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사과와 함께 시작됐다.

강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통위의 외교부 국감이 시작된 직후 "국민들께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해외여행 등 외부 활동을 자제하시는 가운데 제 남편이 해외로 출국한 것에 대해 경위를 떠나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이와 관련해 의원님들의 질의와 질타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성실하고 진솔하게 답 드리겠다"고 말했다.

강 장관의 배우자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는 지난 3일 요트 구입 및 여행 목적으로 미국으로 출국한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며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외교부가 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여행 자제를 권고하는 '특별여행주의보'를 내린 상황에서 장관의 배우자가 여행을 목적으로 출국한 것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날 강 장관의 사과는 야당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대대적인 공세를 예고한 상황을 선제적으로 돌파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야를 불문하고 비판 여론이 압도적인 상황에서 '먼저 매를 맞는' 결정을 내린 셈이다. 앞서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뿐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에서도 '부적절했다'는 입장이 쏟아졌다.

특히 이번 사건이 강 장관의 거취까지 거론하는 '책임론'으로 번질 가능성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에서는 강 장관의 거취 논의에 선을 그었지만, 국민의힘은 이번 사건을 여권의 취약점으로 꼽히는 '공정' 문제와 연결하며 비판해 왔다.

강 장관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강 장관은 지난 4일 "국민께서 해외여행 등 외부 활동을 자제하시는 가운데 이러한 일이 있어 경위를 떠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힌 데 이어, 5일 오후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계속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거듭 드린다. 이 교수도 굉장히 당황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이날 외통위 국감에서는 지난달 북한군의 해양수산부 공무원 A씨 피살 사건과 관련해 A씨의 친형으로 '월북설'을 부인하는 이래진씨(55) 증인 채택을 놓고 여야가 공방을 벌였다. 전날 언론 보도로 알려진 조성길 전 주이탈리아 북한대사관 대사대리의 지난해 한국 입국을 놓고서는 외교부의 역할 등을 묻는 질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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