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에 남은 딸 안위 생각해야…한국행이면 처벌 수위 달라져"
"언론도 자제 부탁…외통위 국감서 관련 내용 질의 안할 것"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사진행발언을 하고 있다. 2020.10.7/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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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유새슬 기자 =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7일 조성길 전 북한 이탈리아 주재 임시대사대리의 한국 망명 소식과 관련해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어떻게 이게 노출됐는지가 대단히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주영국 북한 공사 출신인 태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조 전 대사대리의 소식이 알려진 게) 왜 이 시점인지, 조성길이 진짜 한국에 와있는지 자체도 제가 확인할 수 없는 문제"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조 전 대사대리의 망명 소식이 알려진 경위를 정부가 설명해야 하냐는 질문에 "정부가 설명한다면 그가 한국에 온 사실이 확실해지는 것 아니겠나"면서 "이 문제는 가급적 공개하지 말고 노출시키지 말고 지난 시기처럼 두는 게 좋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조 대사대리의) 딸이 북한으로 끌려가 있는 특수한 상황이고 조성길 부부 소재가 어디냐에 따라 북한에 있는 친척과 혈육에 대한 처벌 수위가 달라진다"며 조 대사의 망명 건은 "최대한 개인의 요구사항을 존중해주는 원칙에서, 북에 두고온 딸과 친 혈육의 안위 이런 것을 종합적으로 두고 다뤄야 할 사항"이라고 주문했다.
태 의원은 조 전 대사대리에 대해 "북한 외교관들 중에서도 매우 찾아보기 힘든 높은 업무능력과 지식을 갖고 있는 외교관이었다. 북한 외무성 안에서도 이탈리아, 프랑스 통으로서 인정받았다"며 "저보다도 대단히 상류층으로 분류될 수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결국은 아버지로서 자녀에 대한 안위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모든 것은 조성길 본인과 그들이 북한에 두고온 자녀의 안위를 생각하는 입장에서 바라보고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 의원은 앞서 이날 오전 입장문을 내고 "조성길이 만약 대한민국에 와 있다면, 딸을 북에 두고 온 아버지의 심정을 헤아려 우리 언론이 집중조명과 노출을 자제했으면 한다"며 "오늘 외교부 국감에서 조성길 관련 질의는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태 의원은 입장문에서 "조성길 전 임시 대사대리의 소재와 소식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며 "만일 탈북 외교관들이 북한 대사관에서 탈출해 상주하고 있던 현지 국가에서 조용히 체류하고 있을 경우, 북한에서는 그들을 도주자, 이탈자로 분류한다. 하지만 만약 대한민국으로 망명하면 그들을 배신자, 변절자라고 규정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도주자, 이탈자로 분류된 탈북 외교관들의 북한 가족들에게 가해지는 불이익 중 가장 가혹한 처벌은 지방으로의 추방"이라며 "정치범 수용소에 보내는 등의 극단적인 처벌은 하지 않는다. 하지만 변절자 배신자의 가족에게 어떤 처벌이 내려질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이어 "만일 탈북 외교관들이 대한민국에 와서 북한 김정은 정권에 반대하는 활동과 해를 가하는 발언 등을 하는 경우, 북한은 절대 가만히 있지 않는다"며 "없는 범죄 사실도 만들어서 뒤집어 씌우고, 심지어 테러 위협까지 가한다. 두 경우의 수위는 완전히 다르다"고 했다.
그는 "그렇기 때문에 대한민국에 있는 대부분의 전직 북한 외교관들은 북에 두고 온 자식들과 일가 친척들의 안위를 생각해서 조용한 삶을 이어가고 있고, 우리 정부도 인도적 차원에서 신분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과거 조 전 대사의 한국행 추진을 중단한 이유도 이런 점을 염려해서라고 설명했다.
태 의원은 "2018년 나는 조성길과의 오랜 정을 생각해서 그를 대한민국으로 데려오기 위한 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쳤었다"며 "당시 킨타나 유엔 북한 인권 특별보고관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 서한을 보내는 등의 다양한 활동을 벌였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한달 만에 공개할 수 없는 라인을 통해 '조성길이 북한 대사관을 탈출하는 과정에서 그의 딸을 데려오지 못했고, 북한은 조성길이 대사관을 탈출했다는 사실을 인지하자마자 즉시 대사관 직원을 시켜 그의 딸을 평양으로 강제로 귀환시켰다. 이런 상황에서 내가 조성길의 한국행을 계속 주장하며 활동을 하게 되면 조성길은 물론 북으로 끌려간 딸에게도 불리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는 충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태 의원은 "결국 나는 내가 조직한 조성길 한국행 추진위원회를 자동 해산하고 활동을 중지한다는 것을 선포했다"며 "그때부터 나는 관련된 그 어떤 활동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yoos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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