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문 내 “국감에서도 관련 질의 않겠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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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길 전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대리의 오랜 친구로 알려진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7일 “딸을 북에 두고 온 아버지의 심정을 헤아려 우리 언론이 집중조명과 노출을 자제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시작된 국정감사에서도 관련 질의를 하지 않겠다고 했다.
태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입장문을 내어 “나는 조성길 전 임시대리 대사의 소재와 소식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전날 조 전 대사대리가 1년3개월 전인 지난해 7월 한국으로 망명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파장이 일었다. 조 전 대사대리는 지난 2018년 북한으로의 귀임을 앞두고 잠적한 뒤 지금껏 행방이 알려지지 않았다.
영국 주재 북한 공사 출신으로 조 전 대사대리와 20년 지기라고 소개한 태 의원은 “북한은 탈북한 외교관들이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북에 두고 온 가족들에게 가해지는 대우나 처벌 수위가 달라진다. 만약 대한민국으로 망명하면 그들을 배신자, 변절자라고 규정한다”고 했다. 이어 “도주자, 이탈자로 분류된 탈북 외교관들의 북한 가족들에게 가해지는 불이익 중 가장 가혹한 처벌은 지방으로의 추방이다. 정치범 수용소에 보내는 등의 극단적인 처벌은 하지 않는다. 하지만 변절자 배신자의 가족에게 어떤 처벌이 내려질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태 의원은 “그렇기 때문에 대한민국에 있는 대부분의 전직 북한 외교관들은 북에 두고 온 자식들과 일가 친척들의 안위를 생각해서 조용한 삶을 이어가고 있고, 우리 정부도 인도적 차원에서 신분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태 의원은 과거 조 전 대사대리의 한국행 추진을 중단한 것도 이런 이유였다고 덧붙였다. 그는 “2018년 나는 조성길과의 오랜 정을 생각해서 그를 대한민국으로 데려오기 위한 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쳤었다”며 “하지만 한달 만에 공개할 수 없는 라인을 통해 ‘북한은 조성길이 대사관을 탈출했다는 사실을 인지하자마자 즉시 대사관 직원을 시켜 그의 딸을 평양으로 강제로 귀환시켰다. 이런 상황에서 내가 조성길의 한국행을 계속 주장하며 활동을 하게 되면 조성길은 물론 북으로 끌려간 딸에게도 불리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는 충고를 받았다”고 했다. 태 의원은 “그때부터 나는 관련된 그 어떤 활동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태 의원은 또 “(북한 외교관의) 한국행 과정에서 최종적으로 입국이 승인되면 현지 한국대사가 입국 절차에 필요한 긴급여권을 발급한다. 대사는 여권 발급에 관련된 사안을 상관인 외교부 장관에게 보고하게 돼 있다”며 “통일부 장관보다 외교부 장관이 관련 사실을 먼저 알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나는 오늘 외교부 국감에서 조성길 관련 질의는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태 의원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으로 이날 외교부를 대상으로 한 국감에 참석한다.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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