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전 伊대리대사 국내 소재 미파악…언론도 자제 부탁"
"한국행 외교관 가족에 어떤 처벌 내려질지 아무도 몰라"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9월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북한의 우리국민 사살 및 화형 만행 진상조사 TF 제1차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태 의원은 북한의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미국 'Black Lives Matter'(흑인 생명도 소중하다)는 인권운동을 빗대 "왜 'Korean Lives Matter'(대한민국 국민 생명도 소중하다) 운동은 안 일어나느냐"고 말했다. 2020.9.26/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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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정률 기자 =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7일 조성길 전 북한 이탈리아 주재 임시대리대사의 한국행이 뒤늦게 알려진 것과 관련해 "조성길이 만약 대한민국에 와 있다면, 딸을 북에 두고 온 아버지의 심정을 헤아려 우리 언론이 집중조명과 노출을 자제했으면 한다"며 국정감사에서도 자신은 그와 관련한 질의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주영국 북한 공사 출신인 태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먼저 나는 조성길 전 임시대리 대사의 소재와 소식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태 의원은 "내가 북한 외무성 유럽국 부국장으로 있었던 시절, 조성길은 같은 국 5과 이탈리아 담당 부원으로 있었다"며 "나는 그와 20년 지기"라고 소개했다.
태 의원은 "북한은 탈북한 외교관들이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북에 두고 온 가족들에게 가해지는 대우나 처벌 수위가 달라진다"며 "만일 탈북 외교관들이 북한 대사관에서 탈출해 상주하고 있던 현지 국가에서 조용히 체류하고 있을 경우, 북한에서는 그들을 도주자, 이탈자로 분류한다. 하지만 만약 대한민국으로 망명하면 그들을 배신자, 변절자라고 규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도주자, 이탈자로 분류된 탈북 외교관들의 북한 가족들에게 돌아가는 불이익 중 가장 가혹한 처벌은 지방으로의 추방"이라며 "정치범 수용소에 보내는 등의 극단적인 처벌은 하지 않는다. 하지만 변절자 배신자의 가족에게 어떤 처벌이 내려질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이어 "만일 탈북 외교관들이 대한민국에 와서 북한 김정은 정권에 반대하는 활동과 해를 가하는 발언 등을 하는 경우, 북한은 절대 가만히 있지 않는다"며 "없는 범죄 사실도 만들어서 뒤집어씌우고, 심지어 테러 위협까지 가한다. 두 경우의 수위는 완전히 다르다"고 했다.
태 의원은 "그렇기 때문에 대한민국에 있는 대부분의 전직 북한 외교관들은 북에 두고 온 자식들과 일가 친척들의 안위를 생각해서 조용한 삶을 이어가고 있고, 우리 정부도 인도적 차원에서 신분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는 오늘 외교부 국감에서 조성길 관련 질의는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태 의원은 외교통일위원회 소속으로 이날 외교부를 대상으로 한 국감에 참석한다.
태 의원은 과거 조 전 대사의 한국행 추진을 중단한 이유에 대해서도 이런 점을 염려해서라고 설명했다.
태 의원은 "2018년 나는 조성길과의 오랜 정을 생각해서 그를 대한민국으로 데려오기 위한 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쳤었다"며 "당시 킨타나 유엔 북한 인권 특별보고관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 서한을 보내는 등의 다양한 활동을 벌였다"고 밝혔다.
그는 "하지만 한달 만에 공개할 수 없는 라인을 통해 '조성길이 북한 대사관을 탈출하는 과정에서 그의 딸을 데려오지 못했고, 북한은 조성길이 대사관을 탈출했다는 사실을 인지하자마자 즉시 대사관 직원을 시켜 그의 딸을 평양으로 강제로 귀환시켰다. 이런 상황에서 내가 조성길의 한국행을 계속 주장하며 활동을 하게 되면 조성길은 물론 북으로 끌려간 딸에게도 불리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는 충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태 의원은 "결국 나는 내가 조직한 조성길 한국행 추진위원회를 자동 해산하고 활동을 중지한다는 것을 선포했다"며 "그때부터 나는 관련된 그 어떤 활동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jr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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