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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등교수업일수도 빈부 격차?…사립이 공립의 2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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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등교수업일수도 빈부 격차?…사립이 공립의 2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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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등교 제한 기간에
교육부 권고 어겨가며 ‘꼼수’
연 1300만원 ‘비싼 학비’ 영향
[경향신문]

코로나19 확산으로 등교수업이 제한된 기간에 서울 지역 사립초가 공립초에 비해 등교수업일이 더 많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부모의 소득 격차가 교육 불평등으로 이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시교육청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 5월27일 등교개학에 앞서 교육청이 초등학교별 학사 운영 계획을 조사한 결과 사립초의 ‘주당 평균 등교수업 일수’는 4.2일, 공립초는 1.9일이었다. 사립초가 공립초보다 2배 이상 많은 수업 일수를 계획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의원실에 따르면 실제 일부 사립초는 3분의 1 등교 지침이 적용된 7월에도 3분의 1은 정상 등교를 하고, 나머지 3분의 2는 ‘긴급돌봄’ 형태로 등교시켜 수업하는 ‘꼼수’를 쓰기도 했다. 원격수업을 해야 하지만 피치 못할 사정이 있는 학생들이 ‘돌봄’ 성격으로 학교에 나와 수업을 받은 비율은 사립초가 국공립초의 2~3배 수준이었다.

이 의원은 “긴급돌봄 서비스는 돌봄이 꼭 필요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급당 10명 내외 인원을 유지하면서 운영하도록 돼 있는데, 이러한 교육부의 권고를 어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사립초가 방역지침을 어기면서까지 학생들을 등교시킨 데는 학부모가 연간 1300만원가량 학비를 지불한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비하면 공립학교 학비는 연간 51만원 수준으로, 사립초 학비가 약 25.4배 많다. 원격수업 체제하에 학습 격차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등교수업 일수의 차이는 부모의 소득 격차가 교육 불평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게 한다.


방과후학교 참여도에서도 사립초와 공립초 간 격차가 확인됐다. 지난해 방과후학교 참여 학생 비율은 사립초가 82%로 국공립초(61%)보다 21%포인트 높았고, 운영 강좌 수도 사립초가 89개로 국공립초(54개)보다 1.6배 많았다.

이 의원은 “코로나19 시대에 학교 현장에서 소득 불평등이 돌봄 불평등, 교육 불평등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국공립초 학생들의 돌봄,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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