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27)씨의 카투사 군 복무 당시 휴가 특혜 의혹을 처음 제보한 것으로 알려진 ‘당직사병’ 현모씨가 이번주 안에 추 장관 등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6일 현씨 측은 입장문을 내고 “당직사병이 거짓말을 했다고 한 추 장관과 서씨 측 현근택 변호사를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로 경찰청에 고소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씨 측은 이번주 안에 고소장을 접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추 장관·서씨 측 변호사와 더불어 현씨 측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현씨에게 욕설과 모욕적 표현을 자행한 800여명을 대상으로도 명예훼손 고소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씨 측은 ‘단독범’ 발언을 한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해서는 “당사자에게 사과했으므로 고소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씨 측은 입장문을 통해 “현씨의 주장이 사실임이 밝혀진 후에는 현씨를 거짓말쟁이로 몰아 고통과 상처를 준 것에 대해 사과와 최소한의 유감표명을 하는 것이 상식이고 인간의 도리”라며 “현씨 주장이 사실임이 밝혀진 지금까지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일방적 주장이라고 공언하는 것은 법과 정의를 수호하는 법무부장관이자 공당의 대표를 했던 정치인으로서, 그리고 부모로서 한 젊은이에 대한 온당한 처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현씨를 대리하고 있는 김영수 국방권익연구소장은 이날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동부지검 공보관과의 통화 녹취를 공개하기도 했다. 통화 녹취에는 서씨가 과거 언론을 통해 현씨와의 통화사실을 부인했던 것과 달리 검찰 조사에서는 이를 모두 인정했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김 소장은 지난달 29일 “추 장관이 사과하지 않을 경우 동부지검 녹취록을 공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소장은 녹취 파일과 함께 검찰 수사의 미흡함을 지적하는 글도 올렸다. 그는 “검찰이 서씨의 휴가 구두 승인이 부대 내에서 이뤄졌는지와 이 사실이 서씨에게 전달되었는지 여부를 입증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므로 서씨가 받은 구두 휴가 승인이 법적 효력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런 상황에서 검찰이 위법성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은 듯 하고 기소 후 법원에서 재판을 통해 판단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직사병으로 근무하며 서씨의 휴가 미복귀 보고를 받은 현모씨가 지난 9월 9일 조사를 마치고 서울동부지검을 나서는 모습. 연합뉴스 TV 제공 |
다음은 현씨 측 입장문 전문.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서OO의 휴가 미복귀 의혹 사건과 관련하여 2017. 6. 25.(일) 당시 주한미8군 한국군지원단 미2사단지역대 사단본부중대지원반(이하 ‘소속대’라 한다)의 당직병사였던 현OO측의 입장을 다음과 같이 밝히는 바입니다.
먼저 현병장이 이 사건과 관련하여 직접 경험한 사실관계는 이미 언론을 통해 밝힌 바와 같고 2020. 9. 28. 동부지검의 수사결과 발표 및 별지. 동부지검 공보관과의 통화 녹취자료에 의해 사실이라고 인정되었으며, 붙임 1. 과 같이 사실행위를 다시 정리하였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사건과 관련하여 공연히 ‘현OO의 주장은 거짓이다. 2017. 6. 25. 당직병사가 아니며 현OO은 서OO에게 당일 전화하지 않았다. 이웃집 아저씨의 오인과 추측을 기반으로 한 것이고, 일방적으로 오해를 하거나 억측이다’라며 현OO이 거짓말을 하였다고 한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서OO측 변호사 현근택변호사를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로 경찰청에 고소하려 합니다. 또한 SNS를 통해 상식적으로 용인할 수 없는 수준의 욕설과 모욕적 표현을 한 약 800여 명도 명예훼손죄로 고소할 예정입니다.
다만 단독범이 아니다 등 이라고 한 황희 의원님은 당사자에게 사과하였으므로 고소하지 않기로 하였습니다.
또한 객관적 사실관계 확인 없이 현OO이 거짓말을 하였다는 취지로 보도한 일부 언론인들에 대해서는 별도 고소를 하지 않고 언론중재위원회 등을 통하여 문제를 제기할 예정입니다.
이번 사건은 실체적 진실(사실)과 행해진 사실에 위법성이 있는가 하는 두가지 사항이 있습니다. 현OO은 단지 자신이 직접 경험했던 실체적 진실을 이야기했을 뿐인데, 정치적 이해관계와 진영논리 및 객관적 사실은 무시한 채 오직 자기확증 편향을 가진 집단과 개인들이 오로지 자신들의 신념을 확증하기 위해 한 젊은 청년을 국민적 거짓말쟁이로 만든 사건입니다.
현OO은 당시 서OO의 미복귀 행위가 위법하다거나 탈영이라든지에 대한 판단을 한 것이 아니라 단지 그날 그러한 일이 있었다라고만 말했을 뿐, 위법성 여부에 대해서는 수사기관 등에서 판단할 사항이라고 하였습니다. 수사결과 발표가 있기 전까지는 불완전한 정보나 오염된 정보로 인하여 현OO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충분히 오해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수사결과 등 확정적이고 객관적인 증거들을 통해 현OO의 주장이 사실임이 밝혀진 이후에는 자신들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었음을 인정하고 당사자인 현OO에게 고통과 상처를 준 것에 대하여 사과나 최소한의 유감표명을 하는 것이 상식이고 인간적인 기본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현OO의 주장이 사실임이 명확하게 밝혀진 현재까지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일방적 주장이라고 공언하는 것은 법과 정의를 수호하는 법무부장관이자 공당의 대표를 했던 정치인으로서, 그리고 부모로서 한 젊은이에 대한 온당한 처사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 사건은 비록 사소한 일에서 시작된 것이지만 일종의 결과적 나비효과(Butterfly Effect)가 발생된 것이라고 보이는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군 인사행정 업무에 일체의 외부 영향력이 개입되지 못하도록 하는 계기가 되었으면하는 바램입니다.
추 장관님의 말씀처럼 정기휴가와 질병에 의한 병가는 군인의 기본권에 해당됩니다. 그러나 이 기본권은 법령과 규정에서 정한 정당한 절차와 과정을 통해 행사되어야만 당당하게 인정받을 수 있고, 공정성 시비에 휘말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특히 군대는 국가안보와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숭고한 임무를 수행하는 특수한 조직이고, 의무복무 병사들은 병영생활이라는 힘들고 괴로운 특수한 환경에서도 오직 자신의 맡은 바 소임에 충실하고 있으며, 직업군인들 또한 오직 국가와 민족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하는 훌륭하고 감사한 분들입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더 이상 현역 및 예비역들의 자존감과 명예심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관련 대책을 수립하여 주실 것을 기대하는 바입니다.
박지원 기자 g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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