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조성필 부장판사)는 6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사방' 직원 한모 씨의 결심공판을 열었다. /남용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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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후에야 역할 분담 알았다"…재판 절차 마무리
[더팩트ㅣ김세정 기자] 조주빈의 지시로 미성년자 성폭행을 시도한 '박사방' 공범이 피해자에게 사과 뜻을 밝혔지만 범죄단체 혐의는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조성필 부장판사)는 6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사방' 직원 한모 씨의 결심공판을 열고 변론을 마무리했다. 검찰은 서면으로 구형을 하겠다고 밝혔다.
닉네임 '김승민'으로 활동한 한 씨는 조주빈의 지시로 아동·청소년 피해자를 성폭행하려 했으나 미수에 그치고, 성 착취물을 조 씨에게 전달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한 씨를 박사방 핵심 조직원으로 보고 지난 6월 범죄단체 조직·활동 혐의로 추가 기소한 바 있다.
한 씨 측은 최후변론에서 성범죄 혐의를 모두 인정한다면서 선처를 호소했다. 변호인은 "중한 범죄를 인정하고, 피해자들에게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며 "전과가 없고 반성하고 있다는 점, 어머니의 건강이 좋지 않은 사정을 참작해 선처해달라"고 했다.
다만 범죄집단 혐의는 전면 부인했다. 변호인은 "조주빈은 단독, 개별적으로 (범행을) 했을 뿐이지 역할을 나눠서 조직적으로 한 게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역할을 나눴다면 피고인들이 공동목적 하에 역할 수행 인식이 있어야 하지만 그런 인식 자체도 없었고 가입자 간 상호 연락도 전무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각자 어떤 것을 했는지 알았을 정도다. 조주빈이 범죄 수익을 배분하지 않았다"며 "범죄집단으로 볼 수 없다.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호소했다. 재범의 위험성이 없다며 전자장치 부착 명령도 기각해달라고 요구했다.
최후진술 기회를 얻은 한 씨는 "피해자분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구치소에 있으면서 얼마나 잘못된 삶을 살았는지 깊이 깨닫게 됐다"며 "계속 사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 씨는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수십차례에 걸쳐 재판부에 반성문을 제출해오다 지난달부터는 작성을 멈췄다. 재판부가 반성문을 쓰면서 어떤 심경이었는지 묻자 한 씨는 "조금이라도 피해자들 마음이 누그러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편지를 쓰려 했는데 2차 피해가 된다고 해서 관두고 반성문을 계속 쓰게 됐다"면서 "피해자는 화가 날 텐데 과연 받아줄까 싶어서 (최근에는) 못 쓰겠더라"고 밝혔다.
한 씨의 변호인은 "조주빈은 단독, 개별적으로 (범행을) 했을 뿐이지 역할을 나눠서 조직적으로 한 게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범죄단체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동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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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재판에는 박사방 공범으로 지목된 닉네임 '오뎅' 장모 씨와 '태평양' 이모 군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들은 검찰 조사 과정에서 박사방이 범죄집단처럼 운영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장 씨와 이 군도 성범죄 외에 범죄단체 가입·활동 혐의로 조주빈과 함께 재판을 받고 있다. 장 씨와 이 군 측은 해당 사건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한 바 있다.
'오뎅' 장 씨는 아동·청소년 피해자 2명의 성 착취물을 제작·배포하고, 270개의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소지한 혐의로 지난 5월 구속됐다.
증인석에 앉은 장 씨는 '범죄집단을 인정한다고 진술했냐'는 한 씨 변호인의 질문에 "크게 생각했을 때 집단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검사에게 말했다"고 답했다. 이어 '지금도 인정하냐'는 물음에는 "인정한다"고 했다.
다만 장 씨는 조사 과정에서 검사의 설명을 '범죄단체나 집단이 적용된다고 하더라도 혐의가 더 추가되는 건 아니다'라는 취지로 이해하고 진술한 것이라고 밝혔다.
오후 재판에는 '태평양' 이 군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군은 조주빈의 지시로 성착취 영상물을 박사방에 게시하고, 박사방 인원을 모집한 혐의를 받는다. 또 '태평양 원정대'라는 별도의 성착취 대화방을 운영한 혐의도 있다.
이 군은 지난 8월 열린 '부따' 강훈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박사방 범죄를 놓고 "수익금 인출도 따로 있었고, 제가 알던 것과 딴판이어서 범죄조직 같다고 생각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특히 박사방에 적극 참여한 인원을 '30~50명'으로 특정하기도 했다.
이날 이 군은 '범죄집단 혐의에 자백 취지로 진술했냐'는 한 씨 변호인의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했다. 이 군은 "검사가 (범죄집단이) 어떤 건지 말해주고, (판례와) 비교하면서 범죄집단이 맞다는 취지로 설명해줘서 맞는 것 같아서 말했다"고 증언했다.
재판부는 이날 한 씨에 대한 변론을 종결했다. 같은 재판부에서 재판을 받는 강훈의 변론이 마무리되면 한 씨와 강 씨에 대해 선고할 예정이다.
sejungki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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