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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與정책 저격수` 나선 조은희, 서울시장 출마 사전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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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 월 52만원 청년기본소득 실험

"기본소득 논의 코로나19로 앞당겨져 철저한 검증 필요"

국민의힘 정책 1호도 기본소득…도입 전제 없는 검증 진정성 의문

재산세 감경 등 잇따른 중앙정부 비판 서울시장 출마 포석이라는 분석도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청년기본소득 실험에 투입하는 예산 22억원은 경기도의 청년기본소득(1500억원), 서울시의 청년수당(900억원) 1년치 예산보다 작지만, 결코 작은 숫자가 아닙니다. 더 큰 예산 낭비를 막기 위한 실험에 쓰는 것이니깐요.”

이데일리

조은희 서울 서초구청장.(사진=서초구 제공)




조은희 서울 서초구청장은 6일 이데일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실험 이후) 청년기본소득을 실제로 도입할 것인지는 미리 단정짓지 않겠다”면서 “기본소득이 청년들에게 `기회의 사다리`를 제공하는 방법으로 적합한 것인지를 실험을 통해 검증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서초구, 전국 첫 청년기본소득 실험 나서기로

조 구청장은 전날 청년기본소득을 받은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을 구분해 정책 효과를 비교하는 청년기본소득 실험에 나선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번 실험은 서초구에 사는 만 24~29세 청년 1000명을 모집해 조사집단과 비교집단으로 나눈 뒤 조사집단 300명에게 2년 동안 매월 1인가구 생계급여에 준하는 월 52만원씩 지급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비교집단인 700명에게는 아무런 지원을 하지 않는다.

구는 이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과 심층면접을 통해 구직활동, 건강과 식생활, 결혼이나 출산 등에 관한 사회적 인식과 태도 등을 조사하고 청년기본소득이 청년들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평가한다. 서울시와 경기도 등 지방자치단체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인 기본소득 도입의 타당성을 직접 검증해 예산 낭비를 미연에 막겠다는 것.

“코로나로 앞당겨진 기본소득 논의, 철저히 검증”

조 구청장은 “코로나19를 계기로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하면서 기본소득 논의가 앞당겨졌다”며 “1인당 월 50만원을 지급하는데 300조원, 30만원일 경우 185조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이 들지만 사회적으로 논의와 실행만 있고 검증이 없어 실험에 나서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기도는 정책효과에 대한 검증 없이 청년기본소득으로 1500억원을 지급하는데, 이는 이재명 도지사의 개인 돈이 아니라 세금이지 않냐”면서 사회적 합의와 검증이 부재한 데 대해 정면 비판했다.

그는 앞서 다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정책을 예비타당성 없이 도지사 마음대로 하는 것은 매표행위가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한다”면서 연일 날선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도입 전제 없는 비판용…또다른 예산 낭비 우려

하지만 조 구청장이 청년기본소득 도입에 대한 결론을 열어뒀다는 점에서 정책 검증의 진정성이 담보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표면적으로는 서울 25개 자치구 중 유일하게 야당 소속인 조 구청장이 여권에서 주로 논의 중인 기본소득 실험에 나선 것처럼 보이지만, 그가 속한 국민의힘 역시 정강정책 1호가 기본소득이다.

내부 문제 제기를 뒷전에 둔 채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와 정부에만 비판의 화살을 겨냥한 것은 선뜻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다. 또 지자체에서 이미 시행 중인 정책에 대한 효과 검증 요구를 생략한 채 자체적인 예산을 들여 검증에 나서는 것은 또 다른 예산 낭비라는 지적으로부터도 자유로울 수 없다.

與 정책에 잇단 딴지…서울시장 출마 포석일 수도

특히 이번 실험이 재산세 감경 조치에 이어 나왔다는 점에서 향후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염두에 둔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조 구청장은 지난달 9억원 이하 1주택자의 재산세를 50% 경감해주는 조치를 내놔 주목 받았다. 조 구청장의 제안은 서울시구청장협의회 전체회의에서 부결됐지만 서초구는 재산세 부담 감경을 위한 ‘서울특별시 서초구 구세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구의회에서 통과돼 재산세 감면 정책을 현실화했다. 정부가 이달 중 발표 예정인 재산세 감면 정책에 김을 빼는 역할을 하며 조 구청장의 정치적 입지도 강화되는 모습이다.

이번 청년기본소득 실험도 여권 유력 대권 주자인 이재명 지사의 대표 정책에 대한 `안티`라는 점에서, 대권 도전을 앞두고 현 정부 정책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키며 지지율을 높인 이재명 지사의 행보를 벤치마킹하고 있다는 인상마저 주고 있다.

다만 조 구청장 본인은 내년 4월 치러질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여부에는 말을 아끼고 있다. 이날도 조 구청장은 “서울시 최초로 여성 부시장을 지낸 유일한 야당 구청장이면서 서초구의 다양한 정책들이 다른 당 출신 대통령의 상을 받은 점을 높이 사 당 내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것 같다”면서도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즉답을 피했다.

“정치적 입지를 키우려는 의도로 재산세 감경이나 청년기본소득 실험에 나선 것은 전혀 아니다”고 선을 그은 조 구청장은 “공교롭게 서울시 보궐선거 시기가 다가오면서 향후 (나의) 행보에 대한 관심으로 연결되고 있어 오히려 감사하다”고 말해 해석의 여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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