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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언행불일치" vs "지나치게 몰아세워" 강경화 장관 남편 미국行, 엇갈린 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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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 내가 사는 것" 지난 3일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 미국 출국

강경화 장관 "국민들께 송구스럽다"

박범계 "이 교수 잘못했지만, 강 장관 책임론 받아들일 수 없어"

김기현 "장관 책임 안 지면 누가 지나"

일부 시민들 "이 교수 같은 사람들 때문에 코로나 안 끝나"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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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5일 오후 서울 외교부 청사를 나서는 모습.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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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연주 기자] 해외 출국 자제 권고가 내려진 상황에서 미국으로 해외여행을 떠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배우자를 둘러싼 논란이 거세지는 가운데 정치권에서 시작된 강 장관 책임론에 대한 설전이 여론으로 번지고 있다.


앞서 지난 3일 강 장관의 배우자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는 요트 구입과 자유여행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이 명예교수는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출국장에서 만난 KBS 취재진에게 "자유여행을 간다"며 "코로나가 하루 이틀 없어질 게 아니다. 그러면 맨날 집에서 지키고만 있을 수는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해당 사안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강 장관의 책임론과 연결 지어 의견 차를 보이고 있다. 여당에서는 이 명예교수가 적절치 않은 행동을 했지만, 강 장관에게 공적 책임을 묻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본 반면, 야당에서는 국가 차원에서 내린 권고를 정작 공직자의 가족이 지키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강 장관에게 공적 책임이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외교부는 지난달 18일 '전 국가·지역 해외여행에 대한 특별여행주의보 재발령'을 내렸다. 특별여행주의보는 지난 3월23일 최초발령된 후 세 번째 발령된 것으로 여행경보 2단계 이상 3단계 이하에 준하는 행동요령을 권고한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의원은 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명예교수의 미국 출국을) 공적 책임으로 연결, 강 장관을 공격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 장관이 '송구하다'는 말을 했다. 그 정도면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함께 출연한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외교부 장관이 여행을 자제하라고 당부한 입장에서 부군 되시는 분이 그렇게 하는 것이 과연 국민 정서에 부합하는 것이냐"며 "국민에게는 부모 성묘도 가지 말라고 하는 상황에서 외교부 장관의 부군이 호화 여행을 가는 것을 개인적 문제라고 넘기면 결국 특권과 반칙의 문제가 대두될 수밖에 없다"고 반발했다.


김 의원은 "평범한 국민 같으면 아무 문제 없지만, 현직 장관이 아닌가"라며 "장관 입장에서 책임지지 않으면 누가 책임질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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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청와대에서 열린 강경화 외교부 장관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한 강 장관(우)과 남편 이일병 교수.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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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명예교수의 미국행을 둘러싼 논란은 정치권을 넘어 시민들 사이에서도 갈등이 일고 있다. 정부가 권고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지침을 지키기 위해 추석 연휴 동안 고향 방문과 여행을 자제하고 집에서 보낸 국민입장에서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다. 반면, 해당 문제를 강 장관 공적책임으로 연결 짓는 건 억지라는 견해도 있다.


직장인 한 모(27·여)씨는 "지난 추석에 요양원에 계신 할머니를 찾아뵈었지만, 창문 하나를 두고 겨우 인사만 하고 돌아왔다"며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모두가 노력하는 상황에서 개인의 욕심 때문에 해외여행을 가는 건 무슨 심보냐"고 성토했다.


한 씨는 "답답한데도 집에서 버티고, 좋은 날씨 한 번 제대로 만끽하지 못한 국민도 있는데 '위법 사항이 아니다'라고 두둔하는 건 무책임한 처사"라며 "송구하다는 한마디가 아니라 외교부에서 직접 여행을 자제하라고 거듭 강조한 만큼 장관이 직접 책임을 져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취업준비생 이 모(25·여)씨는 "강경화 장관과 그의 남편이 등진 국민을 향해 끝까지 사과해야 할 부분은 출국 직전에 보였던 태도"라면서 "이 교수가 '코로나가 하루 이틀 사이에 끝날 것도 아니다'라고 했는데, 국가에서 내린 지침을 지키지 않는 이 명예교수 같은 사람 때문에 안 끝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강경화 장관도 이번 일과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공직자로서 국민에게 방역 수칙을 강조해놓고 가족은 해외여행을 가는 언행불일치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반면, 일부 시민들은 이 명예교수의 해외 출국은 잘못됐다고 지적하면서도 강 장관에 공적책임으로 연결 짓는 건 억지라는 입장이다.


직장인 김 모(26·남)씨는 "강경화 장관이 간 것도 아니고, 이 교수가 자신의 의사에 따라 해외 출국한 것을 두고 너무 지나치게 몰아세우는 것 같다"며 "공직자로서 사과까지 했는데 어떤 책임을 더 묻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강경화 장관의 남편도 사회적으로 지휘가 있는 만큼 개인이 비판을 받으면 될 문제"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명예교수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강 장관은 지난 4일 외교부 실·국장급 간부들과 회의 자리에서 "국민께서 해외여행 등 외부활동을 자제하시는 가운데 이런 일이 있어 경위를 떠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 대해서는 본인(남편)도 잘 알고 있고 저도 설명하고 했습니다만 결국 본인도 결정해서 떠난 거고 어쨌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연주 인턴기자 yeonju185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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