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남편 요트 구입 목적 미국행 논란 지속… 野 ‘내로남불’ 맹공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6일 오전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국무회의실으로 입장하고 있다. 뉴스1 |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남편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가 요트 구입을 위해 미국 여행에 나서 논란이 되는 가운데 야권의 비판이 쏟아졌다.
6일 장진영 국민의힘 서울 동작갑 당협위원장의 페이스북을 보면 그는 전날(5일) “4000평짜리 저택에서 사는 사람이 답답하다면 서민들은 얼마나 힘들지 생각해봤느냐”고 지적했다. 4000평은 약 1만3223㎡에 해당하는 넓은 면적이다.
장 위원장은 “강 장관과 나들이를 간 남편이 묵는 외교부 장관 공관은 4000평에 달하는 부지에 건물 면적만도 400평이 넘는다”며 이같이 적었다. 이어 “외교부 장관 체면 세워준다고 이런 초호화 저택을 내어주었는데도 답답해서 힘들다고 하면 20~30평 집에서, 아니 10평 오피스텔에서 다람쥐처럼 쳇바퀴 도는 일상을 보내는 서민들은 얼마나 힘들겠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힘들다고 요트 사러 가는 외교부 장관댁 분들, 진짜 힘들게 사는 사람들 가재, 붕어 개구리 생각을 할 이유가 없는 줄은 알지만, 그래도 그러는 척이라도 해주면 안 되겠냐”고 일침을 가했다.
또 장 위원장은 강 장관 남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되는 상황을 가정할 때 미칠 파장을 우려하기도 했다. 그는 “미국에 놀러 갔다가 코로나19에 걸리면 외교부 장관과 외교부 공무원들, 또 그 관사에서 일하는 13명의 직원이 직접적 위험에 빠진다”고 꼬집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오른쪽)과 남편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 연합뉴스 |
이 명예교수는 지난 3일 요트 구매와 여행 목적으로 미국 출국길에 올랐다. 외교부가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하며 여행 자제 권고를 내린 시기에 주무장관의 배우자가 출국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강 장관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졌다. 전날 강 장관은 “거듭 송구스럽다. 이 교수도 굉장히 당황하고 있다”고 난처한 입장을 전했지만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은 연일 강 장관 부부를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앞서 강 장관이 여러 차례 사생활보다 방역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어 ‘내로남불’이라는 야권의 비판이 거세다.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은 “모든 국민이 애써 지키는 정부 지침을 보란 듯 ‘나는 괜찮다’며 예외규정을 둔다면 국민이 이를 어떻게 볼 것인가”라고 지적했고, 김은혜 대변인은 “국민에게는 해외여행 자제하라고 틀어막으면서 장관 가족은 ‘내 삶을 다른 사람 위해 양보할 수 없다’며 유유히 출국한다”면서 “그들만의 추석, 그들만의 천국”이라고 꼬집었다.
정의당 박원석 정책위의장도 전날 YTN라디오 ‘출발 새아침’에서 “지금 해외여행 가고 싶은 분들이 얼마나 많겠나. 여행뿐만 아니라 결혼·집안일로도 해외출국을 자제하는 마당에 주무부처인 외교부 장관의 배우자가 이런 결정을 한 것에 대해 국민은 굉장히 비판적이고 유감스럽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다만 정 위의장은 이 교수의 여행 강행에 대해 “결국 이 분(이 교수)은 배우자의 공직 수행에 부담을 주더라도 개인의 삶을 포기할 수 없다는 뚜렷한 개성과 마이웨이 정신을 가진 분”이라며 “공직을 수행하고 있는 배우자에 대해 조금은 더 배려심이 있었으면 어떨까”라고 개인 견해를 드러내기도 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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