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 자유주의에 대한 인식·평가 너무 약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연합뉴스 |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강경화 외교부 장관 배우자의 미국행에 대해 “옹호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이 사회가 '자유주의'의 가치에 대한 인식과 평가가 너무 약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진 전 교수는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강 장관 배우자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를 향한 세간의 비판을 거론한 글을 올렸다.
이 글을 통해 진 전 교수는 “이일병씨를 옹호할 생각은 없다”며 “그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빌미로 개인의 헌법적 권리를 부정하는 정권의 태도나 코로나19를 빌미로 개인의 사생활에 시비 거는 태도가 같은 뿌리에서 자라나온 두 갈래의 가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불편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즉 공동체적 이익을 위해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희생시키는 것을 이쪽이나 저쪽이나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는 이 사회가 ‘자유주의’의 가치에 대한 인식과 평가가 너무 약하다고 느낀다”고 일침했다.
앞서 진 전 교수는 전날(5일)에도 페이스북 글을 통해 “서일병 후임은 이일병”이라며 “단 하루도 잠잠한 날이 없다. 근데 이건 개인의 사생활인데...굳이 이런 것까지 따져야 하나?”고 지적한 바 있다.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왼쪽)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 연합뉴스 |
강 장관의 배우자인 이 교수는 취미용 요트를 사러 지난 3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그는 ‘정부가 해외여행 자제를 권고했다’는 취재진의 지적에 “코로나가 하루 이틀 안에 없어질 게 아니잖아요. 그러면 맨날 집에서 그냥 지키고만 있을 수는 없으니까”라고 답했다.
이어 ‘공직에 있는 사람 가족인데 부담이 안 되냐’고 묻는 말에 “내 삶을 사는 건데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느냐 때문에 양보해야 하나. 모든 걸 다른 사람을 신경 쓰면서 살 수는 없다”고 답했다.
정부가 국민들에게 해외여행 및 추석 연휴 기간 고향 방문 자제 등을 권고했던 터라 주무 부처인 외교부 공직자의 배우자가 미국행을 강행한 것에 여야를 막론하고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강 장관은 거듭 “송구하다”고 머리를 숙였지만 배우자의 귀국 요청을 쉽게 할 수 없다고 밝혔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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