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이날 병원 정문으로 나와 계단을 혼자 걸어내려간 뒤 경호 차량에 탑승했다. 기자들 질문에는 답하지 않은채 '엄지척'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헬리콥터 '마린 원'으로 옮겨타고 백악관으로 이동했다. 오후 6시55분에 백악관에 도착 뒤에는 2층 발코니에 2분 가량 서서 포토타임을 가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발코니에 정자세로 선 뒤 곧바로 마스크를 벗어 양복 주머니에 넣었다. 이어 떠나는 헬리콥터를 향해 거수 경례를 하고 양손 엄지척도 하며 건재를 과시하려고 애를 썼다. 그러나 마스크를 벗고 백악관으로 들어가는 트럼프 대통령을 직원 몇 사람이 영접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일부 언론은 그가 입원시 차량을 타고 외출한 데 이어 퇴원 직후에도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지침을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퇴원 직전에 트위터를 통해 "선거 유세로 곧 돌아간다"며 "가짜뉴스는 가짜 여론조사만 보여준다"고 말했다. 자신이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에게 14%포인트 차로 뒤진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NBC 공동 여론조사 등을 '가짜'라고 규정하며 지지층 동요를 막으려는 의도다.
이에 앞서 트위터로 퇴원 사실을 알리면서는 "코비드(COVID·코로나19)를 두려워하지 말라"며 "그것이 당신의 삶을 지배하게 내버려두지 말라. 나는 20년 전처럼 몸 상태가 좋다"고 말했다.
이날 공식적으로는 대통령 주치의가 "퇴원 기준을 충족했다"고 말했지만 실제로는 의료진이 트럼프 대통령의 조기 퇴원 요구에 매우 당황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한편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이 이날 추가로 확진되면서 백악관내 코로나19 비상은 진행형이다. CNN은 대변인실 직원 2명이 더 확진됐다고 보도했으나 백악관은 구체적으로 몇 명의 직원이 감염됐는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워싱턴 = 신헌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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