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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우려했던 개인과 법인의 파산 증가세가 수치로 확인되고 있다.
파산·회생 사건 전문인 서울회생법원에 접수되는 파산 신청서에는 최근 파산 사유로 코로나를 적시한 경우가 늘고 있다. 벼랑 끝에 내몰린 자영업자들과 중소기업이 버티다 못해 파산 절차를 밟는 것이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8월까지 각급 법원에 접수된 개인 파산 신청은 3만3005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3만853건에 비해 7% 늘어난 수치다. 법인 파산 신청 역시 711건이 접수됐다. 전년동기(626건) 대비 13% 증가다.
서울회생법원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로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기 때문인지 파산이 크게 늘고 있다"며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수입을 얻을 수 있어야 회생이 가능한데 그게 어렵다 보니 아예 파산으로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자리조차 없어 소득 일부로 빚을 갚아나가는 회생 대신 단 한 번의 '빚잔치'로 끝내는 파산 신청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도 상황이 나쁘기는 마찬가지다. 중소기업 A사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올해 상반기 매출이 30% 가까이 줄었다. 이에 A사는 자산 매각, 임금 감축 등의 비상경영 대책을 펼치고 있지만, 이 회사 임원은 "현재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1년 후에 회사를 유지할 수 있다고 장담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실제 회생, 파산 등에 대한 자문을 구하고자 로펌을 찾는 법인도 늘고 있다.
국내 한 대형 로펌 관계자는 "회생과 파산 관련 자문을 위해 로펌을 찾는 이들이 평소보다 20~30% 늘었다"며 "최근 자문 상담의 90% 이상은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경기침체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법인들"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당분간 파산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현재까지의 파산 사건 확대 추세가 코로나19 여파를 오롯이 반영하진 못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아직까진 '폭풍전야'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움직임에 대응하고자 법원도 각종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서울회생법원은 코로나19 여파로 빚을 갚는 데 어려움을 겪는 채무자를 지원하기 위해 개인회생절차에서 '불수행' 기준을 완화했다. 불수행은 개인회생 절차를 밟는 채무자가 빚을 갚기 위한 계획을 지키지 못한 것을 뜻하는데, 코로나19로 인한 사업 차질로 빚을 못 갚은 경우 불수행으로 무조건 간주하지 않도록 기준을 완화한다는 취지다.
대법원 산하 회생·파산위원회도 지난 6월 정기회의를 열고 코로나19 상황에 대응한 개인회생절차의 제도적 개선을 위해 특별면책 제도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최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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