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사자명예훼손 전두환에 징역 1년 6월 구형

전씨, 헬기 목격 조비오에 "파렴치한 거짓말쟁이"

조비오 조카 조영대 "최고형인 2년 구형해야"

전씨 측 "무죄 결론 내는 데는 무리 없다 생각"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검찰이 5·18민주화운동과 관련 고(故)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두환(89) 전 대통령에 징역 1년 6월을 구형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검찰은 5일 광주지법 형사8단독 김정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전씨의 결심 공판에서 실형을 요청했다. 전씨는 법원의 불출석 허가를 받고 이날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전씨는 지난 2017년 4월 펴낸 자신의 회고록에서 5·18 당시 헬기 사격 목격 증언을 한 조비오 신부에 대해 ‘신부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전씨의 형사재판 고소인이자 조 신부의 조카인 조영대 신부는 이날 결심 공판 참석에 앞서 “검찰 측에서 전씨에게 최고형인 2년형을 구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5·18의 상징적 의미와 광주의 정신적 지도자인 고 조비오 신부에게 가했던 명예훼손의 무게가 적지 않다”며 “그런 차원에서 최고형 구형을 통해 이 사안이 가볍지 않음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5·18 기념재단 조진태 상임이사도 “그동안 전두환 측의 뻔뻔함을 목격했다”면서 “그에 걸맞게 강력하게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450페이지 분량의 서류를 준비해 법정으로 향한 전씨 변호인 정주교 변호사는 기자들과 만나 전씨의 무죄를 거듭 주장했다. 정 변호사는 “그동안 나타나 있는 증거만 하더라도 무죄 결론을 내는 데는 무리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구형에는 아무런 관심조차 없다. 헬기사격이 있었냐, 없었냐에 대해서 오롯이 진실을 발견하는 것 하나만 가지고 재판을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전씨는 지난해 3월 11일 첫 공판기일에 참석해 5·18 헬기사격을 부인했다. 4월 27일 법원에 다시 출석한 전씨는 재판부의 ‘공소사실을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내가 알고 있기로는 당시에 헬기에서 사격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