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측 “검찰 구형 중요치 않아…무죄 결론 무리 없다”

검찰, 사자 명예훼손 혐의 전두환에 징역 1년6월 구형

변호인, “오로지 진실 발견 하나만 가지고 재판”

故 조비오 신부 조카 “2년이 아니라 20년형도 부족해”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자 명예훼손 결심 공판이 열린 5일 광주 동구 광주지법 앞에서 전씨 측 변호인인 정주교 변호사가 재판을 앞두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좌영길 기자] 검찰이 5·18민주화운동과 관련해 고(故)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89) 전 대통령에 대해 실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전씨 측은 무죄를 주장했다.

광주지법 형사8단독 김정훈 부장판사는 5일 전씨에 대한 결심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이날 징역 1년6월의 실형을 구형했다. 형법상 사자 명예훼손죄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사실을 적시해도 적용될 수 있는 일반 명예훼손과는 달리 허위 사실이라야 처벌된다.

전씨의 변호인인 정주교 변호사는 결심공판에 앞서 “검찰 구형에는 아무런 관심조차 없다. 헬기 사격이 있었느냐, 없었느냐에 대해서 오롯이 진실을 발견하는 것 하나만 가지고 재판을 했다”며 “그동안 나타나 있는 증거만 하더라도 무죄 결론을 내는 데는 무리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전씨를 고소한 고(故) 조비오 신부의 조카 조영대 신부는 “천주교 사제에게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는 표현은 엄청난 모독”이라며 “법정 최고형인 2년형이 아닌 20년형이어도 부족할 것”이라고 했다.

전씨는 지난 2017년 4월 발간한 회고록 ‘혼돈의 시대’를 통해 '조비오 신부의 헬기 사격 목격 증언이 거짓'이라고 주장하고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한 혐의로 기소됐다. 광주지법은 2018년 전씨의 삭제판 회고록을 출판하거나 배포하지 못하도록 결정했고, 같은 해 9월 민사사건에서 전씨가 조 신부 유족에게 7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고소사건을 수사하던 검찰은 2018년 3월 전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사안이 복잡하지 않았지만 재판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전씨는 광주에서 재판을 받고 싶지 않다며 관할을 서울로 이전해달라는 신청을 냈고, 이 판단이 대법원까지 가면서 2개월가량이 허비됐다. 대법원이 관할 이전을 불허하자 광주지법은 지속적으로 재판에 출석하지 않는 전씨에 대해 구인영장을 발부했다.

지난해 3월에서야 전씨는 처음으로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재판장인 장동혁 부장판사가 올해 초 총선 출마를 선언하며 사직해 또다시 재판이 공전했다. 지난 4월 전씨는 법정에 출석해 헬기 사격이 없었다고 진술했다.

jyg9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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