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고향방문 자제 권고하고 집회 막았는데 요트 구입차 미국行…"내삶 사는 것"
野 "코로남불" 공세, 與도 "부적절" 지적…靑 "말하는 것 들어봐야"
강경화 외교부장관이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주한 쿠웨이트 대사관을 나서고 있다. 이날 강 장관은 대사관을 찾아 셰이크 사바 알아흐마드 알사바 쿠웨이트 국왕 서거에 대한 조의를 표명했다. 2020.10.5/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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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 청와대가 추미애 법무부 장관 자녀 관련 의혹에 이어 강경화 외교부 장관 남편의 미국 여행 논란이 불거지면서 곤혹스러운 분위기다.
5일 청와대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청와대는 일단 공식 입장 발표는 자제하면서 여론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만 추 장관 아들의 군 휴가 특혜 의혹이 검찰의 불기소 처분으로 마무리 국면으로 흐르던 시점에서 다시 강 장관 배우자 관련 논란이 불거지면서 국민 여론이 악화되지 않을지 우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출국 자체가 법을 어긴 것은 아니지만 외교부가 지난 3월 세계 모든 국가와 지역에 대한 특별여행주의보를 내린 마당에 외교부 수장의 배우자가 여행을 목적으로 미국으로 떠난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가 국민들에게 '추석 연휴 기간 고향 방문을 자제해달라'는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고, 방역을 이유로 서울 광화문광장을 경찰버스로 봉쇄하고 '불법집회 엄벌'을 강조하는 등 국민들을 상대로 기본권 행사의 자제를 당부하거나, 직접적 제한 조치에 나섰던 상황에서 강 장관 배우자의 행위는 더욱 두드러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명예교수는 언론 인터뷰에서 "나쁜 짓을 한다면 부담이지만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 거 하는 것, 내 삶을 사는 건데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느냐 때문에 그것을 양보해야 하느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강 장관이 논란 관련 보도 이튿날(4일)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하며 신속히 진화에 나섰지만, 정치권에선 고위 공무원 가족의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성일종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코로나 퇴치에 협조하기 위해 고향의 연로한 부모님을 뵙는 것도, 조상에 성묘조차 못 가는 것이 국민"이라며 "해외여행 자제를 권고한 외교부의 수장은 누구냐, 이제 하다하다 코로나 방역도 내로남불인 '코로남불'이냐며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여당은 신속하게 이 명예교수의 출국이 부적절했다고 지적하면서도 일각에서 제기되는 경질 요구에는 선을 긋고 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전날 "국민의 눈으로 볼 때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했고, 김태년 원내대표 역시 "고위공직자, 그것도 여행 자제 권고를 내린 외교부 장관의 가족이 한 행위이기 때문에 적절하지 않은 행위"라고 지적했다.
다만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강경화 장관께 이것을 연결해서 책임을 묻는 일부 기류에 대해서는 저는 단연코 반대한다"면서 "공적 책임으로 연결해서 강 장관에 대한 공격을 하는 것은, 저는 그건 받아들일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와대도 일단 강 장관의 입장을 더 들어보는 것으로 사건 대응의 방향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오는 7일부터 국정감사가 시작되는 만큼 강 장관이 국회에서 정리된 입장을 설명할 기회를 갖게 되기 때문이다.
국정감사와 국회 예산시즌을 앞둔 상황에서 강 장관을 당장 교체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청와대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개각론'에 선을 긋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청와대가 배우자에 관해 어떻게 할 수 없지 않느냐면서 "본인이 송구하다고 했고, 곧 국감도 시작되는 만큼 강 장관이 직접 말하는 것을 들어볼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강 장관 배우자 논란에 관해 특별히 언급하지 않았다.
ku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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