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6개월 구형받은 전두환…1심 선고는 11월중 예상

[머니투데이 유동주 기자]

5·18 민주화운동 관련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이 11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지방법원에서 공판을 마치고 나서고 있다. 뉴스핌 이형석 2019.03.11 / 사진=광주=홍봉진 기자

검찰이 5·18 당시 계엄군 측의 헬기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했던 고(故)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징역 1년6개월을 구형했다. 1심 선고는 이르면 11월 중, 늦어도 올해 안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5일 광주지방법원 형사8단독 김정훈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징역 1년6개월을 구형했다. 사자명예훼손죄의 법정형은 징역 2년이하 징역이나 금고, 500만원 이하 벌금이다. 검찰의 이날 구형량은 사실상 법정 최고형에 근접한 수준인 셈이다.

전 전 대통령은 2017년 출간한 자신의 회고록 1권 '혼돈의 시대'에서 조 신부에 대해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다"라며 헬기 기총 사격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신부 조카인 조영대 신부가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고소권자 입장에서 전 전 대통령을 고소했다. 검찰은 수사를 거쳐 전 전 대통령을 재판에 넘겼다. 전 전 대통령은 지난해부터 광주지방법원에서 형사재판을 받아왔다. 올 5월 이후 열린 공판에는 재판부 허가를 받아 건강상의 이유로 출석하진 않았다.

전 전 대통령 측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공판에서 일관되게 헬기사격을 부인했다. 변호인인 정주교 변호사는 "헬기 사격의 구체적인 근거가 무엇인지 낱낱이 살펴봤다는 것은 굉장히 의미가 있었다"며 "헬기 사격은 '신기루'와 같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하기도 했다.

이어 "헬기사격을 주장하는 사람들을 모두 법정에 불러 끝까지 (얘기를) 들어봤지만 구체적인 증거는 전혀 나오지 않았다"며 "출발할 때처럼 이것은 하나의 신기루였다"고 주장했다.

정 변호사는 "조비오 신부가 생전에 헬기사격을 주장했던 데엔 여러 근거가 있었으나 이번 재판을 통해 그런 주장이 착오에 따른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전 전 대통령의 무죄를 호소했다.

반면 고소인인 조영대 신부는 "5·18 당시 헬기 기총소사가 분명 있었다는 증거와 증인들이 넘쳐남에도 궤변과 억지로 2년 동안 재판을 끌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영대 신부는 이날 광주지법에서 열린 전씨의 결심공판 방청을 위해 출석해 "5·18 진상규명을 위해 더 큰 걸음을 내디딜 거라고 생각한다"며 재판에 역사적 의미를 부여했다.

울=뉴스1) 성동훈 기자 = 12·12 군사반란 40주년인 12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앞에서 5.18 관련 시민단체 회원들이 전두환 전 대통령 구속 수사를 촉구하며 조형물 앞에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19.12.12/뉴스1 / 사진제공=뉴스1

유동주 기자 lawmak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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