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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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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확진에도 弱달러 지속... 외환시장, 바이든에 베팅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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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코로나 확진에 시장 불확실성 확대
원·달러 환율, 弱달러 지속에 하락 가능성

"경기 부양책·바이든 당선 확률이 변수"

미국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안전자산 쏠림으로 인한 미 달러화 강세는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의 추가 경기 부양책 합의 기대감이 잔존하고 있는 데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5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후 2시 10분 기준 전날보다 6.95원 내린 1162.55원을 나타냈다. 이날 3.0원 내린 1166.5원에 출발한 환율은 장중 낙폭을 키우면서 1160원 초중반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추석 연휴 전 마지막 거래일에 환율은 전날보다 4.1원 하락한 1169.5원에 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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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부가 2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 결과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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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과 아내 멜라니아가 코로나 검사 결과 양성 판정을 받은 사실을 공개했다. 이후 월터 리드 군 병원에 입원한 그는 기존에 예정됐던 플로리다 주(州) 샌퍼드의 유세 등 선거운동 일정을 줄줄이 취소했다.

트럼프의 코로나 확진 판정에 시장에는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같은날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일제히 하락했다. 반대로 달러화 등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대되면서 이튿날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DXY)는 전장보다 0.14% 오른 93.71을 기록했다.

그러나 외환시장에서는 트럼프의 코로나 확진 소식에도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추가 경기 부양책과 바이든 후보의 당선 확률 상승에 이목이 쏠리는 만큼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한 금융시장 변동성이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트럼프 코로나 확진을 계기로 미국 경기 부양책이 합의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부양책에 대한 협상은 민주당과 백악관이 각각 그 규모를 2조2000억달러, 1조5000억달러를 고수하면서 합의점을 찾는데 난항을 겪으면서 교착 상태에 빠져 있었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 확진 판정 등은 미국 행정부와 민주당 간 진행 중인 2차 부양법안 합의를 앞당길 요인"이라며 "그간 부양규모 증액에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해왔던 정부와 여당 일부 인사들이 코로나의 거시경제 영향에 대한 인식을 바꿀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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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21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매니토웍의 알루미늄 공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채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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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투자자들은 바이든 후보의 당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각종 여론조사에서 바이든은 이미 트럼프 대통령을 앞서고 있다. 로이터통신이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와 지난 2~3일 전국 단위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바이든의 지지율은 51%로 트럼프 대통령보다 10%P(포인트) 높았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선이 한 달도 안 남은 상황에서 바이든의 당선 가능성이 커질 경우 트럼프 대통령 확진이라는 옥토버(10월) 서프라이즈에도 불구하고 달러화 약세 기조가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옥토버 서프라이즈는 선거 전 막판 향방을 가르는 주요 사건을 뜻한다.

지난달 21일(현지 시간) 폭스비즈니스에 따르면 미국 투자회사 골드만삭스는 바이든이 당선될 경우 달러 약세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바이든이 제시한 법인세율 인상 공약에 따른 세금 정책 등으로 미국 주식 매력도가 떨어지고, 결과적으로 외환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4일(현지 시간)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바이든 후보의 법인세 정책 여파를 분석하면서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는 경우 ‘MAGA’ (마이크로소프트·애플·구글 알파벳·아마존) 등 뉴욕증시의 대표적인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수익이 두자릿 수 하락률을 보이게 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박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 확진에 따른 국내외 주가 조정 폭이 크지 않다면 원·달러 환율 추가 하락 압력이 높아질 수 있어 1150원대 진입을 재차 시도할 것"이라며 "다만 주가 불안이 이어질 경우 1160~1170원대 박스권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권유정 기자(y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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