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2 (금)

코로나 트럼프, 요트남편 강경화…文대통령 깊어지는 고민

댓글 3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반도평화프로세스 재가동 차질

대정부 코로나 방역 신뢰성 먹칠

아시아경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방역과 경제, 두마리 토끼몰이를 시작하고 한반도평화프로세스도 본격 재가동하려던 문재인 대통령의 하반기 국정운영 구상이 대내외 악재에 시달리면서 '험로'가 예상되고 있다.


먼저 한반도 해빙의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됐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의 방한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으로 전격 연기됐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유엔(UN)총회 연설에서 '종전선언'을 재언급하면서 한반도평화프로세스의 신호탄을 쐈다.


추석 연휴 이후 예고된 폼페이오 장관의 방한은 이 연장선에서 한반도 판세 전환의 분수령으로 점쳐졌다. 미국 대선 전 초대형 이벤트 '10월의 서프라이즈' 가능성이 외교가에 부쩍 오르내리면서 분위기를 북돋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감은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확진으로 사실상 물건너간 상황이 됐다. 폼페이오 장관은 방한을 연기했고, 미 언론에서는 백악관의 행정마비 사태까지 거론되고 있는 탓이다.


북한의 무대응 방침도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우리 공무원 피격 사건 이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례적 사과와 남북 친서 교환을 공개한 청와대는 남북 공동조사를 위한 군통신 재개통을 제안했다. 하지만 북한은 이에 대해 전혀 반응을 하지 않고 있다. 10ㆍ4 공동선언 13주년 맞아서도 관련 보도를 일체 생략했다. 공동조사에 나설 경우 상황이 뒤바뀔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는 탓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의 사과 표명 이후 추가로 더 사과할 요인이 발생하는 것 자체를 북측이 부담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정치적 상황 역시 문 대통령의 시름을 깊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정부는 연휴 기간 국민들에게 외출 자제 등 방역 협조를 당부해왔다. 방역 성과를 기반으로 경제 활성화 불씨를 지필 계획이었으나 강경화 외교부 장관 남편의 요트 구매 여행 논란이 확산하며 청와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강 장관의 남편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는 요트 구입을 목적으로 지난 3일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정부는 지난 3월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한 이래 수차례 기간을 연장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정부는 전 국민에게 추석연휴 귀성 자제를 호소했다. 또한 개천절 차량집회까지 방역을 이유로 원천 봉쇄했다. 이런 상황에서 불거진 강 장관 남편의 외유 논란은 대정부 방역 신뢰성에 치명상을 줄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할 예정인 가운데 한반도 문제, 코로나 방역과 관련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문 대통령은 추석 연휴 직전 방역 협조를 직접 당부해온만큼 국민들께 사의를 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한반도평화프로세스와 관련한 언급은 나올 가능성이 낮다는게 중론이다.


한편 이 교수의 미국행과 관련해 여권에서도 부적절했다는 쓴 소리가 이어진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연달아 유감을 표했다.


이낙연 대표는 4일 코로나19 돌봄 취약 관련 현장 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 눈으로 볼 때 부적절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고위공직자, 그것도 여행 자제 권고를 내린 외교부 장관의 가족이 한 행위이기 때문에 적절하지 않다"며 "부적절한 행위를 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영대 대변인 역시 같은 날 오후 논평을 통해 "외교부 장관의 배우자로 적절하지 않은 처신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은 부적절한 처사임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다만 강 장관 배우자 이슈를 정치적 논란으로 확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도 있다. 박범계 의원은 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 교수를 향해 "도대체 어떤 존재이기에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면서 정부의 권유를 지키지 않는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강 장관으로 연결해 책임을 묻는 일부 기류에 대해선 단언코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