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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내 삶 사는 건데"…강경화 남편 이일병, 베트남 찍고 유럽여행도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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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한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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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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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남편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가 요트 구입을 위해 미국 여행을 떠나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이 교수는 이전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되는 상황에서 해외여행을 다녀오거나 계획을 세웠던 사실이 드러났다.


'美 요트 투어' 떠난 남편…강경화 "남편 귀국 요청 어려워, 송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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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의 해외여행으로 구설수에 오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청사를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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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이 교수의 블로그 등에 따르면 이 교수는 지난달 미국 여행을 계획한 후 지난 3일 인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여행 목적은 요트 구입 및 미국 동부 해안 항해로 알려졌다.

이에 외교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여행 자제 권고를 내린 상황에서 외교장관의 배우자가 여행을 목적으로 출국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외교부는 지난 3월 코로나19가 전세계적으로 확산하자 1차 주의보를 내린 이후, 현재 3차 주의보까지 발령한 상태다.

비판이 계속되자, 강 장관은 본인이 고개를 숙이게 됐다. 지난 4일 강 장관은 일부 실국장급 간부들과 업무 관련 회의를 하던 도중 "국민들께서 해외여행 등 외부활동을 자제하는 가운데, 이런 일이 있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이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가지말라고 설득했음에도 남편이 여행을 간 것이냐'라는 취지의 질문에 "결국 본인이 결정을 해서 떠난 것"이라며 "워낙 오래 계획하고, 미루고 미루다가 간 것"이라고 답했다.


이 교수 "내 삶을 사는 건데"…2월엔 베트남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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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이 교수의 블로그에 접속하면 '접근 권한이 없는 페이지입니다'라는 안내 문구가 뜨는 상태다./사진=네이버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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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장관은 빠른 사과를 하면서도 남편의 즉각적인 귀국에는 선을 그었다. 남편 본인도 완강한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보인다.

KBS에 따르면, 이 교수는 공직자 가족인데 부담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나쁜 짓을 한다면 부담이지만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 거 하는 것, 내 삶을 사는 건데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느냐 때문에 그것을 양보해야 하느냐"며 "모든 것을 다른 사람 신경 쓰면서 살 수는 없다"고 답했다.

또 특별여행주의보 발령과 관련해 "하루 이틀 내로 코로나19가 없어질 게 아니다"라며 "매일 집에서 그냥 지키고만 있을 수 없으니까 조심하면서 정상 생활을 어느 정도 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이 교수는 최근까지 '일병씨의 행복여행'이라는 제목의 블로그를 활발히 운영하며 여행, 문화생활, 가족 이야기 등을 자세히 전했다. 현재 이 블로그에 접속하면 '접근 권한이 없는 페이지입니다'라는 안내 문구가 뜨는 상태다.

특히 이 블로그에는 이번 미국 여행뿐만 아니라 올해 해외여행을 준비해온 과정을 전해왔다. 지난 2월 베트남 여행에 다녀온 일이나 6월에 그리스 여행을 계획했다가 취소했던 일 등도 담겨 있던 걸로 알려졌다. 이 시기는 모두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여행 최소화'를 당부하던 시기다.


여야 한목소리 비판 …부적절 행위"



이 교수의 미국 여행을 두고 여야에선 한 목소리로 비판이 터져나왔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이날 코로나19(COVID-19) 돌봄 취약 관련 현장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강 장관 배우자 논란에 대한 질문에 "국민의 눈으로 볼 때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고위공직자, 그것도 여행 자제 권고를 내린 외교부 장관의 가족이 한 행위이기 때문에 적절하지 않은 행위"라며 "부적절한 행위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신영대 대변인 명의의 서면브리핑을 통해서도 "외교부 장관의 배우자로 적절하지 않은 처신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이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은 부적절한 처사임이 분명하다"며 "코로나19로 명절 귀성길에 오르지 못한 수많은 국민께 국무위원의 배우자로 인해 실망을 안겨 드린 점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야당은 이번 논란에 대해 "국민에게 절망과 분노만 가져다 줬다"며 공세를 퍼부었다. 최형두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국민들은 정부의 해외여행자제 권고에 따라 긴급한 해외여행을 자제하고 추석성묘조차 못 갔다"며 "그런데 정작 정부 주무부처인 외교부 장관 남편은 마음대로 해외여행을 떠난다니 믿기 어렵다. 이게 제대로 된 문명국가인가"라고 지적했다.

김은혜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국민들에게는 해외여행 자제하라 틀어막으면서 장관 가족은 '내 삶을 다른 사람 위해 양보할 수 없다'며 유유히 출국한다"며 "코로나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는 죽어나가는데, 고관대작 가족은 여행에 요트까지 챙기며 욜로(Yolo)를 즐긴다"며 "그들만의 추석, 그들만의 천국"이라고 비판했다.

한민선 기자 sunnyda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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