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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요트 사러 미국行” 강경화 남편…논란 속 결국 ‘블로그’ 폐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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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수장 가족이 “미국 여행”…’여행경보’ 무색

블로그에 여행 계획 등 기록…논란 일자 ‘삭제’

與마저 “부적절한 행위” 비판…논란 계속될 듯

헤럴드경제

외교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인 확산에 따라 해외여행 자제를 권고한 가운데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남편이 요트를 사러 미국에 간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여행 자체가 불법은 아니지만, 주무 부처 장관의 가족도 따르지 않는 권고를 국민이 받아들이도록 설득할 수 있느냐는 지적이 나오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2017년 청와대에서 열린 강경화 외교부 장관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한 강 장관과 남편 이일병 교수.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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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코로나19 확산 상황 속에서 정부의 여행경보를 무시한 채 요트를 구입하기 위해 미국으로 떠난 남편을 두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직접 사과에 나섰지만, 정치권 안팎의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지난 3월부터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하며 해외여행 취소를 당부해온 외교부 수장의 가족이 해외여행 논란에 휩싸이며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강 장관의 남편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는 지난 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행 항공편에 탑승했다. 미국 뉴욕의 한 선주로부터 요트를 구입해 카리브해 여행을 하기 위한 출국이었다. 이 교수는 공항에서도 “그냥 여행 가는 거다. 자유여행”이라고 출국 목적을 밝혔고, 자신의 블로그에는 여행 준비 상황을 상세히 기록했다.

문제는 강 장관이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하며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해외여행 자제를 권고해온 외교부의 수장이라는 점이다. 외교부는 지난 3월부터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하며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경우, 여행을 취소하거나 연기해달라”고 강조해왔다.

강 장관 역시 지난 8월 31일 외교안보연구소 국제문제회의 기조연설에서 “정부를 신뢰하지 않거나, 정부에 반대하는 사람들로부터 시민들로부터 ‘시민 참여’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뼈아픈 교훈을 다시 얻게 됐다”며 “고집스러운 비협력에 대해서는 집행력을 동원할 수밖에 없다”고 사실상 강제 방역 조치에 대한 정당성을 강조했다.

외교부가 발령한 여행경보가 강제적 조치는 아니지만, 주무부처 수장의 가족이 정부의 권고를 정면으로 어긴 셈이 되면서 정부 정책을 국민들에게 권고하기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강 장관은 결국 지난 4일 남편의 해외여행 논란에 대해 “국민들께서 해외여행 등 외부 활동을 자제하시는 가운데, 이러한 일이 있어 경위를 떠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사과에 나섰다. 강 장관은 그러나 “결국 본인이 결정해서 떠난 것”이라며 “(남편이) 워낙 오래 계획했고, 미루다 간 여행이라 귀국을 하라고 이야기하기는 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강 장관이 직접 사과에 나섰지만, 논란은 계속되는 모양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국민의 눈으로 볼 때 부적절했다고 생각한다”며 비판했고, 김태년 원내대표도 “고위 공직자이자 해외여행 자제 권고를 내린 외교부 장관의 가족이 한 행위이기에 부적절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한편, 당사자인 이 교수는 여행 계획 등을 기록했던 자신의 블로그 글이 논란이 되자 5일 새벽 해당 블로그를 폐쇄했다. 이 교수는 그간 논란이 됐던 자신의 아버지의 ‘항일 독립유공자’ 신청 경위와 거제 부동산 매입 과정 등을 상세히 기록했지만, 자신의 여행 계획을 담은 블로그 게시물과 함께 과거 게시물까지 다시 논란에 휩싸이자 폐쇄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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