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메릴랜드주 월터 리드 군 병원에서 머무르기 위해 백악관을 떠나면서 엄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워싱턴 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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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차례 산소 보충공급 뒤늦게 시인
“의료팀과 대통령의 낙관적 태도 반영
오늘 상태 좋아…이르면 내일 퇴원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진 판정 후 안정적인 상태에 있으며 이르면 5일(현지시간) 퇴원할 것이라고 의료진이 4일 밝혔다.
CNN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숀 콘리 주치의 등 의료진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입원 중인 월터 리드 군 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상태가 나아지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대통령 의료팀인 브라이언 가리발디 박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늘처럼 상태가 계속 좋다면 우리 계획은 이르면 내일 백악관에 돌아가서 치료를 계속 받을 수 있도록 퇴원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이후 열도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콘리 주치의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확진 이후 두 차례 혈중 산소 포화도가 떨어지는 일이 발생했다고 뒤늦게 시인했다.
일차적으로는 지난 2일 늦은 오전 트럼프 대통령이 고열과 함께 산소 포화도가 일시적으로 94% 밑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산소포화도는 일반적으로 95~100% 값을 지니며, 90% 이하면 저산소혈증이라고 부른다.
콘리는 지난 3일 아침에도 산소 포화도가 떨어져 산소가 필요한 이들을 위한 기본 치료제로 간주되는 스테로이드제인 ‘덱사메타손’을 복용했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3일에도 산소를 보충받았는지에 대해선 “간호사에게 확인해야 한다”고 분명히 대답하지 않았다.
코로나19 확진으로 입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치의 숀 콘리가 4일(현지시간) 월터리드 군병원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상태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베데스다 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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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리 주치의는 트럼프 대통령의 확진 후 경미한 증세가 있다는 식으로만 공지했지만,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2일 고열에다 산소호흡기까지 사용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또 콘리의 기존 설명이 “트럼프 대통령이 2일 오전 열이 나고 산소농도가 급격히 떨어졌다”는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과 말과 달라 혼선을 빚는다는 비판론까지 직면하자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콘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확진 사실이 공개된 지 36시간 정도밖에 되지 않은 시점에 대통령이 진단을 받은 지 72시간이 됐다고 언급해 논란을 키웠다가 나중에 말을 잘못한 것이라고 수습에 나서기도 했다.
그는 “나는 병의 경과를 다른 방향으로 이끌지도 모를 어떤 정보도 주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뭔가를 숨기려 노력하는 것과 같은 상황이 만들어졌지만 이것이 반드시 진실은 아니었다. 이 일의 정확한 사실은 대통령이 매우 잘 지내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콘리는 X-레이나 컴퓨터 단층촬영(CT) 사진상 트럼프 대통령의 폐에 손상이 있는지, 대통령이 음압 병실에 있는지 등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입원 중인 메릴랜드주 월터리드 군병원에서 촬영해 올린 트윗용 동영상에서 “나는 곧 돌아갈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넥타이를 매지 않고 등장한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은 초췌해 보였고 목소리는 다소 쉬었다.워싱턴DC 로이터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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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병원 밖 지지자 영상 리트윗
입원 사흘째인 트럼프 대통령은 지지자들의 영상을 리트윗하는 등 연일 건재함을 과시했다.
지난 2일 군 병원에 입원한 뒤에도 상태가 괜찮다는 영상과 트윗을 잇달아 올린 연장선으로, 백악관 의료진의 공식 발표와 달리 건강이 우려된다는 미 언론의 보도를 일축하는 동시에 대선을 앞둔 지지층 결집을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는 직접 출연한 영상을 올려 “병원에 도착했을 때 몸이 안 좋다고 느꼈으나 좋아지기 시작했다. 향후 며칠간 진정한 시험이 될 것으로 본다. 앞으로 며칠 동안 어떻게 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다닥다닥 붙어 앉은 지명식 -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대법관 후보자 지명식에서 연설을 하는 동안 최측근들이 다닥다닥 붙어 앉아 있다. 지명식이 코로나19 ‘슈퍼 전파´ 행사로 지목되고 있다.워싱턴 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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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주재 대법관 지명식이 발병지 가능성”
한편 미국 공화당 최고위 인사들을 코로나19에 걸리게 한 집단 발병이 지난달 2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재한 연방대법관 지명자 발표 행사에서 시작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미 당국자 전언이 나왔다.
이 당국자는 “이 발병은 연방대법관 발표식에서 시작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트럼프 대통령 부부와 배럿 지명자 가족을 포함해 백악관 고위 인사, 행정부 각료, 공화당 의원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행사 전후로 마스크도 착용하지 않은 채 서로 악수를 하거나 심지어 포옹하는 장면까지 나오는 등 사회적 거리두기를 제대로 지키지 않는 모습이었다. 지금까지 이 행사 참석자 중 코로나19에 감염된 이는 모두 8명이다.
- 마크 메도스(가운데) 백악관 비서실장이 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입원한 월터 리드 군 병원 앞에서 숀 콘리(오른쪽) 대통령 주치의를 비롯한 의료진이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가운데 피곤한 듯 이마에 손을 갖다대고 있다.베데스다 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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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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