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전략·일정 큰 차질
최소 2주 이상 대중 유세 취소·연기
트럼프 캠프 선대본부장도 감염 비상
바이든 캠프도 유세 일시 중단 검토
15일 예정 2차 TV토론도 연기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진으로 입원 치료에 들어감에 따라 트럼프 캠프와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캠프 모두 대선 유세 일정과 전략을 급히 수정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사태 속에서도 특유의 청중 동원력에 의존한 대중 집회로 바람몰이 전략을 구사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최소 2주일 이상 모든 대중 유세 일정을 취소하거나 연기했다.
트럼프 캠프는 후보의 코로나19 감염으로 마지막 역전 기회가 날아갈지 모른다는 위기감에 휩싸여 있다. 백악관, 의회, 대선 캠프 등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보좌해온 핵심 인사들의 감염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트럼프의 첫 TV 토론에 동행했던 대선 캠프의 빌 스테피언 선거대책본부장도 확진 판정을 받아 정상적인 업무 수행이 어렵게 됐다.
바이든 캠프도 트럼프 확진 사태의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몰라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바이든 후보는 그동안 코로나19 감염 등을 우려해 대선 운동을 거의 하지 않고, 델러웨어주 자택에서 칩거 생활을 해왔다. 그러나 첫 TV 토론이 끝난 뒤 기차 편으로 ‘스윙 스테이트’(경합주)를 순회하면서 직접 유세에 나섰다. 바이든 캠프는 그가 음성 판정을 받았기에 향후 대선 유세 일정을 당장 조정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렇지만 트럼프 대통령 입원 중에 바이든이 유세를 강행하면 이것이 오히려 감표 요인이 될 수 있어 고심하고 있다. 바이든 캠프에서는 일시적인 유세 중단도 검토하고 있다고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바이든 캠프는 트럼프 대통령을 공격하는 텔레비전 광고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바이든은 트럼프와 TV 토론 이후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으나 그가 확진자와 같은 공간에 있었기에 최소한 2주일 동안 자가 격리를 하는 게 방역 가이드라인에 맞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대선 후보 토론 등 향후 선거 일정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오는 15일로 예정된 트럼프·바이든 간 2차 TV 토론은 연기될 가능성이 크다. 오는 7일로 예정된 펜스 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부통령 후보 간 TV 토론은 일단 예정대로 진행된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건강 악화로 대선 후보를 포기해야 하는 사태가 올 수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가 대선 출마를 포기하거나 업무 수행을 할 수 없으면 168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공화당전국위원회(RNC)가 새 후보를 선출한다. 그러나 이미 우편 투표와 사전 투표가 진행되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 유고 시 엄청난 혼란이 발생하고, 대선 날짜를 연기해야 하는 사태가 올 수 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