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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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4월7일 치러지는 서울시장·부산시장 보궐선거는 여야 모두 물러설 수 없는 승부처다. 선거 결과에 따라 2022년 대통령 선거의 흐름까지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선 전초전’ 혹은 ‘미니 대선’으로 불리는 이유다. 더불어민주당은 가장 큰 광역지자체 두 곳을 빼앗길 경우 대선으로 가는 길목에 빨간불이 켜진다. 국민의힘 역시 서울에서 패할 경우 정권 교체 가능성이 그만큼 줄어든다고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여야가 내년 보궐선거에 어떤 후보를 내놓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 최초 ‘여성 서울시장’ 나올까
민주당은 후보 공천부터 문제다. 내년 보궐선거는 민주당 소속이었던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사망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사퇴로 열린다. 두 사람에겐 성추행 의혹이 불거졌다. 민주당은 ‘소속 공직자의 중대한 잘못으로 재·보궐선거를 실시하게 된 경우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는다’는 당헌이 있다. 후보를 공천하려면 당헌을 개정하거나 최소한 당원의 의사를 묻는 정치적 과정을 거쳐야 한다. 야당은 벌써부터 민주당이 후보를 공천해선 안 된다고 압박하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연말쯤 후보 공천 문제를 결정할 예정이다. “후보를 내지 않는 것이 오히려 정치적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이라는 의견이 당 안팎에 팽배한 만큼 후보를 낼 가능성이 높다. 다만 성비위로 민주당이 원인 제공을 한 선거인 만큼 젠더 이슈에서 개혁 의지를 보여준다는 차원에서 여성 후보를 내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연합뉴스 |
이런 이유로 여권의 서울시장 후보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꾸준히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서울을 지역구로 두고 4선·5선을 한 민주당 내 대표적 여성 정치인으로 꼽힌다. 박 장관은 서울시장 출마를 오래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KBS 인터뷰에서 출마설에 대해 “아직 거기까지 생각할 여유가 없다”고 말했지만 이전보다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추 장관의 경우 검찰개혁 상징성이 자산이지만 최근 불거진 아들 군복무 관련 의혹과 잇따른 설화 등은 출마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도 여권의 여성 후보로 자주 언급된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 연합뉴스 |
2018년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나섰다가 박원순 후보에 밀렸던 우상호 의원(4선)은 일찌감치 재도전 의사를 밝힌 상태다. 우 의원은 지난달 외신 인터뷰에서 “서울시장으로서 서울시를 변화시키고 싶은 그런 마음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지난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 출마해 정치적 체급을 키운 박주민 의원(재선)도 여권의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꾸준히 거론된다. 당내에서 소신발언을 잘 하는 것으로 손꼽히는 박용진 의원(재선) 역시 경선 흥행을 위한 비장의 카드로 종종 언급된다. 박주민 의원과 함께 젊음과 개혁성을 무기로 내세워 경선판을 흔들고 선거의 흐름을 여당에 유리한 쪽으로 돌릴 수 있다는 것이다.
■ 야당은 ‘미스터 트롯’ 경선 준비
국민의힘은 서울시장 보궐선거 승리가 절실한 상황이지만 상대적 열세라는 판단에 나서는 후보가 많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4월 열린 21대 총선에서 수도권 참패를 기록한 민심이 내년 보궐선거에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거라는 예측이다.
하지만 내년 보궐선거 성적표를 웃으며 받느냐, 울면서 받느냐가 서울시장 선거 승리 여부에 달려 있는 점도 분명하다. 부산시장 선거는 ‘따 놓은 당상’이라고 생각하는 만큼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를 해야 보궐선거에서 승리했다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야당에서도 여권의 ‘여성 후보 공천론’에 맞서 여성을 공천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다. 최근 화제를 모은 ‘5분 토론’의 주인공 윤희숙 의원(초선)과 조은희 서초구청장 등이 자주 거론된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김영민 기자 viola@kyunghyang.com |
국민의힘은 서울시장 선거를 대비해 ‘미스터 트롯’ 형식의 공개 오디션 경선을 준비하고 있다. 후보들의 주목도와 숫자가 부족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이다. 경선 흥행을 위해선 인지도 높은 후보들이 다수 경선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 이 때문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홍정욱 전 의원 등도 국민의힘의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다만 두 후보 모두 서울시장 출마에 부정적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특히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안 대표와 악연이 있고, 부정적 평가를 여러 차례 내놓기도 했다.
■ 여당은 인물난, 야당은 과열경쟁 걱정
부산시장 보궐선거는 서울과는 반대로 여당이 인물난을 호소하고, 야당은 후보 난립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로는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과 김해영 전 최고위원의 이름이 주로 거론된다. 김 사무총장은 서울에서 재선한 뒤 20대 총선 때 부산으로 지역구를 옮겨 당선되며 지역주의에 도전하는 정치인으로 이미지를 굳혔다. 현 정부에서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김 사무총장은 연륜과 무게감에서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 이상훈 선임기자 doolee@kyunghyang.com |
민주당 내 대표적 소신파로 꼽히는 김 전 최고위원은 개혁성과 함께 중도로의 확장성까지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 전 시장의 중도 하차로 대신 시정을 맡고 있는 관료 출신의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도 후보군으로 이름이 오르내린다.
국민의힘은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대하는 인식이 서울시장과 정반대다. 부산시장은 ‘경선 승리=당선’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유리하게 보고 있어 후보들도 난립하고 있다. 거론되는 후보 숫자도 많고 면면도 굵직하다. 5선에 부산시장을 지낸 바 있는 서병수 의원. 박형준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공동선거대책위원장, 3선의 장제원 의원 등이 자천타천 거론된다. 이진복, 유재중, 이언주, 박민식 전 의원 등도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박형준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공동선거대책위원장. 우철훈 선임기자 |
다만 전현직 간 온도차가 있다. 현직 의원들은 임기 1년도 다 채우지 못하고 출마를 한다는 것에 대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 욕심으로 비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서 의원은 “부산 진구갑 주민 의사가 가장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고, 장 의원도 “당선된 지 얼마 안 돼 출마하는 것은 부담”이라고 기자와 통화하면서 밝힌 바 있다. 반면에 전직 의원들은 이미 선거전에 돌입한 상태다.
김형규·박순봉 기자 fideli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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