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위원장, 피격 사건 7일째 당 정치국 회의 주재
공무원 피격 사건 직접 언급은 없어
“코로나19 사업에서 나타난 일련의 부족점들 지적”
공무원 피격 사건 언급 없으나 논의 가능성 있어
전문가 “김정은, 당 창건 75주년까지 털고 가자는 결심 가능성”
“조만간 추가 조사결과·내부조치 통보해올 수도 있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9일 조선노동당 정치국회의를 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사업 문제 등을 논의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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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 사건이 발생한지 7일째인 29일 북한이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열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사회를 본 이날 회의에서는 코로나19 문제가 재차 논의됐다.
회의 개최 사실을 전한 노동신문 기사에는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 사건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코로나19와 관련해 과거에 열린 정치국 회의와 비교했을 때 이번 회의의 보도는 구체적인 내용 없이 매우 간략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대신 눈길을 끄는 핵심 용어가 있었다.
노동신문은 “악성 비루스의 전파 위협을 막기 위한 사업에서 나타나고 있는 일련의 부족 점들을 지적하고 국가적인 비상방역사업을 보다 강도높이 시행할 데 대한 해당 문제들이 심도 있게 연구 토의됐다”고 보도했다.
여기서 코로나19 관련 사업에서 나타나고 있는 일련의 부족점들이 과연 무엇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 북한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한 가장 큰 현안 중 하나는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사건이다.
북한 해군이 월북 의사까지 밝힌 비무장 민간인을 피격 사살하고 부유물 등을 불태운 이유가 코로나19 방역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북한 당국은 지난 8월부터 국경 지역 1, 2㎞ 내에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완충지대를 설정하고 여기에 접근한 사람뿐 아니라 동물까지 무조건 사살토록 하는 포고문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비무장 민간인을 바다에서 피격 살해한 이번 사건의 반인륜적 성격은 고모부인 장성택 처형 사실과 결부되어 정상국가를 지향한다는 김 위원장의 이미지를 더욱 악화시켰다.
김 위원장이 지난 25일 통일전선부 통지문을 통해 “우리 측 수역에서 뜻밖에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여 문재인 대통령과 남녘 동포들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더해준데 대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 한다"고 이례적인 사과를 한 것도 한국과 국제사회에서 고조되고 있는 비난 여론을 의식해 조기수습을 시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번 사건으로 부각된 김 위원장의 잔혹한 이미지로는 북미 비핵화 협상 등 국제 사회의 어떤 대화에도 추동력을 제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북한 매체들은 이 사건을 함구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남북 통신선 전면 차단과 공동 연락사무소 폭파로 대남 전선을 확고히 하며 인민들의 체제 결속을 도모해온 마당에 이번 사건에 대한 김 위원장의 사과 내용을 공개하기는 부담이 컸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김 위원장은 통지문에서 이번 사건을 ‘불미스러운 일’로 규정한 만큼, 당 정치국 회의에서 부족점으로 언급되고 논의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의 공동조사 제안을 수용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최소한 북한의 추가 조사 결과와 시신 수색 결과를 남측에 알려줘야 하는 절차는 남아 있다.
바로 이런 대책이 당 정치국 회의에서 논의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회의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부족점’에 대한 내부 조치를 취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노동신문은 "정치국 회의에서는 조직 문제가 취급되었다"고 전했는데 이번 사건과 관련한 인사 조치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신문은 특히 “(이번) 정치국 회의는 전례 없는 재앙과 재해 위기 속에서도 당 창건 75돌을 진정한 인민의 명절로, 전 인민적인 경사로 성대히 경축하고 국가경제발전 5개년전략을 마감하는 올해를 승리적으로 결속하기 위한 현실적인 조치들을 취함으로써 나라와 인민의 안녕을 끝까지 사수하고 인민들의 생활을 안정 향상시켜나가는데서 중요한 계기로 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양무진 북한 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코로나19 방역 문제가 최우선적인 의제이고, 부족점들을 점검했다는 점에서 최근 공무원 피격사건을 논의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당 창건 75주년까지 피격사건을 털고 가자는 김 위원장의 결심이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양무진 교수는 “결심의 내용은 책임자 해임과 한시적 서해 군 통신선 복원 등으로 추정 된다”며, “조만간 후속 조치로 사건이 해결될 때까지 서해 군 통신선 조건부 복원과 추가조사 결과 및 내부조치 통보를 해올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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