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용지 진천지역 집중…혁신도시 개발 이후 인구유출 심각
클러스터 용지 장기 미분양도 문제…"공동주택용지 전환해야"
충북 혁신도시 내 클러스터 용지 |
진천군 덕산읍과 음성군 맹동면에 걸쳐 조성된 충북혁신도시 조성 이후 진천은 폭발적으로 인구가 늘어나는 반면 음성은 인구 유출이 심각한 상황이다.
음성군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 장기 미분양 상태에 있는 클러스터 용지의 기능전환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2014년 혁신도시가 들어선 뒤 진천군과 음성군은 희비가 극명하게 갈렸다.
2015년 인구 5천여명에 불과했던 덕산면이 혁신도시 조성 이후 4년 만에 인구 2만명을 돌파하며 작년 7월 읍으로 승격하는 등 진천군의 인구는 급속히 늘었다.
이에 힘입어 2014년 6만5천174명이던 진천군 인구는 전국 최상위 수준의 증가율을 보이며 지난달 기준 8만1천949명을 기록했다. 6년 새 무려 25.7%가 증가한 것이다.
인구 감소로 '지방 소멸론'까지 나오는 상황을 고려하면 진천군의 인구 증가는 가히 폭발적이다. 진천군은 이런 여세를 몰아 2025년 시(市) 승격을 목표로 삼고 있다.
반면 음성군은 혁신도시가 들어선 뒤 인구가 급속히 줄었다.
2016년 9만7천787명으로 10만명 돌파를 눈앞에 뒀던 음성군 인구는 4년째 내리막길을 걸어 지난 8월 9만4천179명으로 줄었다. 이런 추세라면 9만명 유지도 힘겹다는 어두운 전망이 나온다.
중부권 산업거점으로 떠오른 음성군이지만 지난 8월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연구 결과에서 영동군, 단양군과 함께 소멸 위기 진입 단계에 도달했다는 충격적인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런 결과는 충북 혁신도시의 기형적인 용지 분배 때문이라는 것이 음성군의 판단이다.
충북 혁신도시 아파트 단지가 밀집한 진천군 덕산읍 |
수도권 12개 공공기관이 이전한 충북 혁신도시는 진천군 덕산읍에 아파트 단지가 집중 배치됐고, 음성군 맹동면에는 수도권에서 옮겨진 공공기관들을 몰아 입주시켰다.
혁신도시에 공급한 1만4천여가구 아파트 가운데 덕산읍이 1만122가구를 차지한다.
이 때문에 정주여건이 좋은 혁신도시 안에 아파트가 들어설수록 음성군 인구는 계속 유출되는 '빨대 효과'가 나타났다.
혁신도시 내 아파트 입주가 마무리되는 2024년 이후까지 음성군 인구 유출은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게다가 맹동면에 배치한 혁신도시 클러스터 용지가 제구실을 못 하면서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25만7천879㎡ 규모의 이 용지는 종합병원, 전시장, 특성화고, 지식산업센터만 입주하도록 규제하면서 장기 미분양 상태로 남아 있다.
최근 충북도와 음성군이 유치한 수소가스 안전체험관이 둥지를 트는 것으로 확정됐을 뿐이다.
이미 충북혁신도시에 산학융학지구 캠퍼스, 복합혁신센터, 국립 소방병원 등을 유치한 상황에서 클러스터 용지에 들어설 기관·시설을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
음성군은 인구유출을 막고 혁신도시 내 균형발전, 용지 활용 효율화 등을 위해 이 곳을 공동주택 용지 전환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조병옥 음성군수는 최근 국토교통부와 국회를 잇따라 방문, 클러스터 용지를 풀어달라고 건의했다.
충북혁신도시 클러스터 용지가 전국 혁신도시의 클러스터 용지 평균 점유율(7%)를 웃도는 10%에 달한다는 점도 부각했다.
조 군수는 "인구 감소와 더불어 정주인구가 없는 맹동면 혁신도시의 상가 공실률은 70%에 달해 죽은 도시로 변해하고 있다"며 "혁신도시 균형발전과 지속적인 지역 성장을 위해 클러스터 용지를 풀어 인구를 유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p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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