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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1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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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큐레이션] 테슬라 대항마라는 찬사는 '망할 것'이라는 저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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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은 여전히 비즈니스의 현실성

[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격언은 스타트업 업계에도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남긴다. 디지털 경제를 바탕으로 가동되는 최근의 스타트업들은 실패의 연속도 기민한 전략으로 덮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이런 측면에서 실패를 모든 것의 끝으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화려하게 등장했으나 시장의 외면을 받거나, 현실성없는 비즈니스로 초라하게 역사속으로 사라지는 스타트업도 많다. 이들은 실패를 성공의 어머니로 삼기도 전 쓸쓸하게 퇴장하는 운명에 놓이기 마련이다. 그들은 왜, 사라져야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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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대항마라는 별명은 저주?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최강자이자 시대를 앞서가는 기업의 대명사로 여겨진다. 스티브 잡스의 뒤를 이어 일론 머스크는 혁신의 전도사 자리를 꿰찼고, 테슬라의 성공은 자연스럽게 제2의 테슬라를 찾으려는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제 아무리 뛰어나고 화려한 스타트업이라도 테슬라 대항마라는 별명을 함부로 붙이기 어려울 전망이다. 테슬라 대항마라는 별명이 붙었던 스타트업들은 대부분 망했거나 망해가고 있는 저주(?)에 걸리기 때문이다.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바이톤이 대표적이다.

바이톤은 CES 2018 당시 큰 인기를 끌었던 전기차 스타트업이다. 2016년 퓨처모빌리티가 만든 브랜드며 텐센트가 거액을 투자해 큰 화제를 끌었다. 사이드미러가 없는 대신 카메라와 디스플레이를 통해 카메라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했고 아마존 알렉사를 지원하는 미래형 자동차로 뜨거운 존재감을 자랑했다. 스티어링 휠에 터치 스크린이 부착되어 있으며 사용자 얼굴인식을 통해 시동을 걸 수 있는 등 바이톤은 테슬라 대항마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었다.

그러나 바이톤은 불과 2년 만에 존폐를 걱정할 처지가 됐다. 지난 7월부터 코로나19 충격으로 인한 자금난으로 모든 중국 영업을 6개월 중단했기 때문이다. 지난 3월부터 급료를 지불하지 못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직원이 정리해고될 전망이다. 첫 모델인 M 바이트를 출시하고 북미와 유럽에도 진출하려는 큰 꿈을 꿨으나 지금은 사실상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덩달아 바이톤의 공장을 유치한 한국의 군산도 전기차 시장의 메카가 되겠다는 꿈을 미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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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17을 통해 화려하게 등장했던 패러데이퓨처도 비슷한 운명이다. 바이톤보다 앞서 테슬라 다행마로 여겨졌으나 자동차 양산에는 사실상 실패했다는 말이 나온다.

패러데이퓨처는 커넥티드, AI, 전기차 기술로 무장하는 한편 LG화학과의 협력을 밝혀 큰 화제가 된 바 있다. 배터리를 탑재해 완충시 608km를 주행할 수 있다고 밝혀 찬사를 받았고, 사전예약을 통해 6만대 이상의 주문이 몰리는 대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고질적인 자금난으로 위기론이 끊이지 않았으며 2018년 6월 미국 핸포드(Hanford)에 공장을 설립한다 밝히며 고비를 넘기는 듯 했으나, 최근 자동차 양산에 완전히 실패해 체면을 구겼다. 그 연장선에서 은색과 검정색 1대씩 첫 번째 프로토타입 2대가 경매로 넘어가는 황당한 일도 벌어졌다.

최근에는 수소를 기점으로 삼아 테슬라 대항마로 등판했던 니콜라도 크게 흔들리고 있다. 시제품을 공개하지 않은 상태에서 막대한 자본을 유치하는데 성공했으나 기술력이 없다는 공매도 세력의 공격을 받아 CEO가 사퇴하는 최악의 위기를 맞이했다. 전설적인 공학자인 니콜라 테슬라의 이름을 딴 테슬라는 승승장구하고 있으나 비슷한 네이밍의 스타트업인 니콜라는 이런 추세라면 역사속으로 사라질 판이다.

다만 루시드 모터스의 경우 테슬라 대항마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으나, 아직은 건재한 경영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명확한 존재감을 증명한 것은 아니기에 시장은 일단 조심스럽게 루시드 모터스의 행보를 살피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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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게이트

미국의 테라노스와 중국의 루시싱은 두 나라를 대표하는 화려한 스타트업으로 군림했다. 그러나 화려함만큼이나 추락하는 속도도 비슷하게 빨랐다.

태라노스는 엘리자베스 홈스가 설립한 헬스케어 스타트업이다. 홈스는 2003년 스탠퍼드에 재학하던 중 미국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에 터를 잡아 테라노스라는 스타트업을 설립해 나노테이너라는 휴대용 키트를 개발해 선풍적인 인기를 누린다. 주사기로 피를 뽑지 않아도 단 4시간만에 모바일로 결과를 알려주는 새로운 기술에 세상은 열광했고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그러나 2014년 미 식약청(FDA)가 테라노스의 키트를 두고 유용한 결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진단을 내렸으며 이후 2015년 10월 월스트리트저널이 내부 관계자를 인용해 테라노스의 기술력이 허상이라는 것을 폭로해 몰락의 길을 걷는다. 2016년 미국 공공의료보험운영이 공개적으로 테라노스의 기술은 실체가 없다고 선언해 파국을 맞았으며 테라노스는 2018년 6월 결국 문을 닫았고, 창업자 홈스와 그의 동업자는 법의 심판대에 올랐다.

최근 니콜라는 제2의 테라노스라 불리기도 한다. 치명적 스타트업 게이트의 대명사가 된 셈이다. 그 만큼 테라노스가 남긴 상처는 크고 깊다는 뜻이다.

중국의 루이싱커피도 테라노스에 비견될 정도로 심각한 상처를 남긴 스타트업이다. 중국 토종 브랜드로 스타벅스 타도를 외치며 지난해 나스낙 시장에도 성공적으로 등판했으나 치명적인 회계부정이 드러나면서 사실상 역사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매출액을 무려 75%나 부풀렸다는 말이 나오며 중국 스타트업 전체의 도덕성에도 엄청난 타격을 줬다.

루이싱커피는 2018년에 베이징, 상하이 등 13개 도시에 시험적으로 가게를 낸 후 지난해 말 4500개 매장을 중국에 열었다 발표했으나 이 역시 크게 과장됐다는 말이 나왔다. 그럼에도 루이싱커피는 대규모 적자를 대규모 투자유치로 메우는 폭탄 돌리기를 불사하며 파국을 자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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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시장의 관심을 크게 받으면서 안정적인 기술력과 평균 이상의 도덕성을 가졌음에도 몰락한 스타트업도 많다.

2017년 2월 5억6000만달러의 기업가치를 보장받았던 중고차 거래 플랫폼 비피(Beepi)가 눈길을 끈다. 모빌리티 업계의 신선한 바람이었으나 자동차 구매자와 중고차 판매인을 한 데 모으는 것에 최종적으로 실패해 폐업했다.

익명 소셜미디어 앱 이크야크는 7300만달러의 펀딩을 받아 승승장구했지만 시장 자체가 살아나지 못해 결국 폐업, 모바일 결제 앱 회사인 스퀘어가 이크야크의 엔지니어링팀만 300만달러에 인수하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주문한 후 15분이면 음식을 배달하는 스프리그도 주목을 받았으나 치열한 경쟁을 이겨내지 못하고 2017년 문을 닫았다.

스마트 주스 메이커인 주세로는 이색적인 케이스다.

주세로는 주스를 짜는 착즙기와 유기농 야채를 반제품 형태로 판매하는 스타트업이다. 과일과 유기농 야채가 들어간 팩과 착즙기를 팔고 있고, 팩은 정기적으로 배달이 된다는 서비스다. 사용자는 착즙기를 구매한 상태에서 매일 배달되는 팩을 넣어 신선한 주스를 만드는 컨셉이다.

사단은 블룸버그 기자가 주세로의 팩을 손으로 짜는 것이 착즙기로 즙을 짜내는 것보다 더 빨랐다는 것을 증명하면서 시작됐다. 기술력은 재미있고 서비스도 흥미롭지만, 그 기술 자체가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 알려지며 주세로는 결국 파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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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게임즈, 옐로모바일

국내 스타트업 벤처 업계도 명멸의 역사가 선명하다.

아이러브커피’, ‘아이러브파스타’ 등 모바일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파티게임즈가 최근 상장폐지됐다. 파티게임즈의 감사를 맡은 삼정회계법인이 2017년 사업연도 재무제표에 의견거절을 내며 사단이 났다. 회계처리에 있어 불확실한 부분이 많았다는 설명이다.

옐로모바일은 스타트업 벤처 연합군을 표방하며 화려함을 자랑했으나, 지금은 비즈니스 전략이 무너지며 사실상 역사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사라졌거나 사라지고 있는 스타트업의 공통점은 지나치게 화려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여기에 시장의 반응에 의외로 무감했거나, 합당한 기술력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는 약점도 보인다. 물론 시작부터 비도덕적인 기업이거나, 혹은 경영활동 중간에 비도덕적 행위가 발견되는 순간 스타트업의 운명이 끝나는 현상도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화려함 하나만으로 현실적인 비즈니스를 구현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결국 이상과 현실의 간극을 찾아가는 것이 스타트업의 비전이며, 이를 극복해야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최진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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