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폐업 결정하게 된 소상공인들
"지원금 받는게 낫긴 하지만..."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길 인근 상가에 임대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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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추석이요? 아마도 가게 정리하고 있을것 같아요."
이른바 '코로나 보릿고개'를 겪고 있는 소상공인들을 위해 직접적인 자금 지원 대책이 마련됐지만 이번 추석 명절을 맞은 소상공인들은 여느 때보다 침울하다.
정부는 지난 8개월여간 이어진 코로나19 사태로 매출이 줄어든 소상공인들을 직접 지원하는 새희망자금 대책을 마련했다. 그러나 이미 수개월 간 바닥으로 떨어진 매출로 버티던 소상공인들은 "벼랑 끝으로 내몰려 결국 폐업을 결정하게 됐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 "단기적 대책보다 지역경제 살릴 대책 나와야"
29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 25일부터 27일까지 3일간 소상공인 새희망자금 신청·접수는 약 104만건으로 집계됐다. 중기부는 이날 중으로 해당 1조1161억원에 대해 지급을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소상공인 새희망자금은 연 매출 4억원 이하 소상공인 가운데 매출이 감소한 일반업종에 대해서는 100만원을 지급하는 제도다. 또 이번에는 집합금지나 영업제한으로 가게 문을 열 수 없었던 특별피해업종의 소상공인도 매출 감소와 상관없이 지급대상에 포함돼, 각각 200만원, 또는 150만원이 지급된다.
그러나 이 같은 지급 대상 확대에도 사각지대는 여전하다.
지난 4~5월 정부의 재난지원금 지급으로 매출이 반짝 상승했던 사업장 가운데 일부는 전년 동월 대비 매출이 올라 이번 새희망자금 제도에서는 제외된 것이다. 안경점을 운영하는 업주 A씨는 "재난지원금이 풀렸던 지난 4~5월 매출이 잠깐 올랐는데, 작년 매출보다 높게 잡혀서 매장 오픈 이후 이번 달 매출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이번에는 지원금을 1원도 받지 못하게 됐다"며 "정부정책이 '조삼모사'같다"고 했다.
이들 소상공인은 이번 새희망자금 대책에 대해 "안 받는 것보다는 낫지만 공허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새희망자금이든 어떤 지원금이든 받을 때는 좋지만 단기적 대책 대신 장사가 잘 돼서 매출이 늘고 아르바이트생도 고용하는 게 지역경제 발전 등에 선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 "코로나 폐업 남 일 아냐" 하소연
지난 1월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어지는 등 가게 영업에 제한을 받자 결국 투자금이라도 회수하기 위해 폐업을 결정한 업주들도 잇따라 생겨나고 있다.
15년간 중소규모 학원을 운영한 B씨는 내달 30일 학원 운영을 중단키로 결정했다. B씨는 "코로나 폐업은 남의 일이 아니었다"며 "코로나 확진으로 생겨난 피해자보다 경제적 타격으로 인한 피해자가 더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청년사장 C씨도 "이번 추석 명절 동안 매장을 정리할까 생각중"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개강을 하는 대학과 동네를 오가는 유동 인구가 눈에 띄게 줄어들면서 C씨가 운영하는 가게 매출도 타격을 입기 시작했다. 그는 "당장은 배달 등으로 버텨보자고 생각했는데, 이 사태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태에서 버티는 게 과연 답인지 텅 빈 가게를 보면서 계속 생각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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