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4627건, 작년 1년치 넘어
코로나19로 단속 느슨 오판
올해 발생한 음주운전 교통사고가 지난 한 해 음주운전 사고 건수를 이미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한 ‘윤창호법’으로 주춤했던 음주운전 사고가 다시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화재 부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27일 발표한 ‘상습 음주운전자 실태와 대책’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삼성화재에 접수된 음주운전 교통사고는 4627건으로 지난 한 해 동안 발생한 음주운전 사고 3787건을 돌파했다. 음주운전 사고는 2016년부터 2018년까지 5000건대를 이어오다가 윤창호법이 시행된 지난해 3787건으로 감소했다. 연구소는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개인 승용차 선호가 늘고, 경찰의 단속이 줄어들 것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음주운전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면허취소 비율도 높아졌다. 지난해에는 윤창호법 시행으로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면서 음주운전 면허취소 비율이 전체 면허취소 중 36.6%로 2018년 대비 18%포인트 줄었다. 하지만 올해(8월 기준)는 음주운전 면허취소 비율이 전체의 45.2%로 다시 올라갔다. 2018년 9월 부산에서 만취 운전자의 차량에 치여 숨진 고인의 이름을 딴 윤창호법은 인명 피해를 낸 운전자의 처벌 수위를 높이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법률 개정안’과 음주운전 기준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말한다.
면허취소자의 음주운전 재적발률도 높았다. 2015년부터 2020년 사이 운전면허 재취득자의 11.4%인 1만8000명은 또다시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됐다. 이는 같은 기간 신규 면허취득자의 면허취소 비율인 1.1%보다 10배 더 높다. 음주운전의 규제 강화에도 운전자 관리가 해외에 비해 느슨한 점도 음주운전의 재발률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은 면허가 취소돼도 4~16시간의 교육만 이수하면 면허를 다시 취득할 수 있는 반면 해외는 3개월 이상 음주운전 교육프로그램을 이수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임채홍 책임연구원은 “음주운전은 중독성으로 인해 다른 교통사고 유발요인과 달리 단기처벌로는 해결이 어려워, 상습 음주운전자에 대해선 심리치료와 시동잠금장치 의무화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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