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재판 출석한 조영대 신부 |
(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전두환에 대한 형량보다 그의 유죄가 드러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고(故) 조비오 신부의 조카인 조영대 신부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자(死者) 명예훼손 사건 결심공판을 하루 앞둔 27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전두환의 유죄가 드러남으로써 5·18 진상규명이 탄력을 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 신부는 "헬기 사격에 대한 증거와 증언이 차고 넘치는데도 재판이 2년 4개월 동안 지연되면서 육체적·정신적으로 많은 고통을 받았다"며 "헬기 사격을 직접 목격하거나 피해를 본 광주 시민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고인은 참으로 올곧고 바르게 살아온 가톨릭계의 큰 사제"라며 "그를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표현한 것은 가톨릭 사제단 전체에 대한 모독"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형량만 놓고 본다면 징역 200년을 선고해달라고 하고 싶을 정도로 상처가 크다"면서도 "그러나 지금 단계에선 5·18 진상규명을 위한 중요한 길목에 있기 때문에 사자 명예훼손이 유죄였다는 판결 자체가 더욱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재판부가 '헬기 사격은 없었다'는 것을 전제로 한 전씨의 발언에 대해 '허위사실'이라고 판결한다면 5·18 진상규명에 힘을 보탤 수 있다는 취지다.
조 신부는 "전씨를 기소한 검찰도 공소 유지를 위해 고생을 많이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검찰은 광주가 입은 상처와 한이 크다는 것을 느꼈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법정 최고형을 구형할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재판부에 대해서도 "상식을 가진 국민이라면 누구나 전씨가 어떤 일을 저질렀는지 알고 있을 것"이라며 "우리가 가지고 있는 해소되지 않은 아픔과 상처를 외면하지 말고 진실에 부합하는 판결을 내려달라"고 당부했다.
전씨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헬기 사격 사실을 세상에 알린 조비오 신부에 대해 자신의 자서전에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표현했다.
조영대 신부와 5·18단체는 전씨를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고 검찰은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 전씨를 기소했다.
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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