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씨 실종 당일 오전 11시30분 다른 선원들 해경에 신고
선내서 A씨 신발 발견…굵은 밧줄 더미 속 파묻힌 채 놓여 있어
24일 인천해양경찰서는 인천시 옹진군 소연평도 해상에서 최근 북한의 총격으로 사망한 공무원 A(47)씨가 타고 있던 어업지도선 무궁호10호를 조사했다. 사진은 무궁화10호에 남아 있는 A씨의 슬리퍼.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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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서해 최북단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실종됐다가 북한에서 피격돼 사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 A(47)씨의 것으로 추정되는 슬리퍼 사진이 공개됐다.
24일 인천해양경찰서는 A씨가 사망 전 탑승했던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에 대한 현장조사 진행 중 촬영한 슬리퍼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에서 슬리퍼는 굵은 밧줄 더미 속에 파묻힌 채로 놓여 있다.
해경은 이와 관련해 "발견 당시 슬리퍼가 밧줄 안에 있었던 것은 맞다"면서도 "밧줄 형태 등이 조금 바뀌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즉, 실종 당시 슬리퍼가 놓여있던 모습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해양부 소속 목포 소재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해양수산서기(8급) A씨는 지난 21일 소연평도 남방 1.2마일(2km) 해상에서 실종됐다.
A씨는 실종 당일 점심시간인 오전 11시30분께 보이지 않아 다른 선원들이 선내와 인근 해상을 수색 후 해경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선내에서는 A씨의 신발이 발견됐다.
이후 실종 이튿날인 지난 22일 오후 3시30분께 서해 북방한계선(NLL) 북쪽에서 3∼4㎞ 떨어진 등산곶 인근 해상에서 북한 수산사업소 선박이 A씨를 처음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최초 실종 사건이 접수된 지점인 소연평도 남쪽 2.2㎞ 해상에서 서북서 방향으로 약 38㎞ 떨어진 해상이다.
그러나 북측은 A씨를 발견한 지 6시간 만인 같은 날 오후 9시40분께 바다 위에서 A씨를 총살했고, 오후 10시11분께 북측 해상에서 시신에 기름을 부어 불태운 정황을 우리 군이 파악했다. 결국, A씨는 실종 신고가 접수된 지 34시간여 만에 북한군의 총에 맞아 숨지고, 시신까지 불에 타버린 셈이다.
한편 해양수산부는 A씨의 실종 경위에 대해 배에서 단순 실족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엄기두 해수부 수산정책실장은 24일온라인 브리핑을 통해 "동료들이 A씨를 찾는 과정에서 어업지도선의 선미 우측에서 가지런히 놓인 A씨의 슬리퍼가 발견됐다"며 "실족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실종 당일 기상 여건도 양호했다"고 덧붙였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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