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만행 비판 잇따라…"평화조성 노력 물거품"
'월북 추정'에 의심 눈초리도…향후 철저한 조사 주문
24일 오후 인천 옹진군 대연평도에서 해병대 장병들이 해안 순찰을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북한의 연평도 실종 공무원 피격과 관련해 "충격적인 사건으로 매우 유감스럽다"며 북한의 책임있는 조치를 촉구하고 우리군의 경계태세 강화를 지시했다. 2020.9.24/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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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황덕현 기자 = 북한군이 월북을 시도한 것으로 추정되는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 공무원 A씨(47)를 사살하고 시신을 불에 태운 데 대해 시민들은 충격과 분노에 휩싸였다. 북한의 만행은 물론 정부의 대응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24일 오후 청와대가 보이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만난 김모씨(29)는 "예비군 3년차인데, 정말 분노했다"면서 "통일까지 생각하면서 평화분위기를 조성하는 노력을 (북한이) 물거품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연평해전이나 연평도 포격도발 등 이런 일이 재차 반복되고 있는데, 더 이상 북한에 끌려다니면 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 종각역 인근에서 마주한 50대 김모씨는 "더이상 북한을 한민족이라고 생각하기도 싫다"면서 분노하기도 했다.
김정민씨(38·가명)는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하는데 이번 사안을 보면 우리 정부는 그러질 못 했다"며 "이후에도 규탄 발언만 할 뿐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못 하는 것 같아 너무 걱정이다"고 씁쓸했다.
A씨의 월북 가능성을 제기한 당국 발표에 대한 의심도 많았다. 한 네티즌은 "정부와 경찰이 A씨를 월북한 것으로 보고 있는데 솔직히 의문투성이"라며 "선상 내 폐쇄회로(CC)TV가 고장났고 실종 장소에서 북한까지 거리도 상당한데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앞서 해양경찰은 실종자 신발이 선상에 남겨진 점, 조류상황을 잘 알고 있는 점, 평소 채무로 고통을 호소했던 점, 국방부 관련 첩보 등을 이유로 A씨의 자진 월북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향후 철저한 조사를 주문하는 의견도 있었다. 전모씨는 "죽으려고 마음먹었으면 벌써 죽었을 것이고, 월북하려고 했으면 어떻게든 북한쪽으로 갔을텐데 이도저도 아닌 상황에서 '단정짓기'같다"면서 "특별조사팀이라도 꾸렸으면 좋겠다. 안그러면 좌파나 우파에서 또 이걸로 말싸움만 늘고 국민 분열될 듯"이라고 덧붙였다.
소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실종됐던 민간인이 북한의 총을 맞고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24일 오후 대연평도에서 바라본 북한 장재도 초소 뒤로 공사중인 해안 마을이 보이고 있다. 국방부는 이날 “북한이 북측 해역에서 발견된 우리 국민에 총격을 가하고 시신을 불태웠음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2020.9.24/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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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는 지난 21일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실종된 어업 지도 공무원 A씨(47)가 북측의 총격으로 사망한 뒤 시신이 불태워진 사실을 확인했다. 이어 군 당국은 북한에 이번 사안에 대한 유감을 표명하고 해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이에 통일부는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반인륜적 행위로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정치권도 비판에 가세한 상태다. 더불어민주당은 24일 "해상에서 표류 중이던 비무장 상태의 민간인에게 의도적인 총격을 가한 후 시신을 불태운 북한군의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는 만행"이라며 "강한 유감을 표명하는 바"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강력한 규탄과 함께, 정확한 경위를 밝혀내고 응당한 책임을 물으라"고 주장했다. 이어 "군이 민간인 살해 사실을 인지한 시점과 이런 사실이 청와대에 보고돼 대통령이 인지한 시점, 자국민 총격사건을 보고받은 후 대통령이 취한 조치는 무엇인지 국민께 소상히 밝히라"고 주장하고 있다.
ac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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