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에서 실종된 공무원이 승선했던 어업지도선 무궁화10호가 24일 오후 해양경찰의 조사를 위해 대연평도 인근 해상에 정박해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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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업지도선에서 일하던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북한 해역에서 피격돼 숨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정작 해수부는 이 같은 사실을 국방부로부터 사전에 공유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수부 공무원의 사망 정황을 밝히는 초기 단계부터 부처간 엇박자 행보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24일 엄기두 해수부 수산정책실장은 온라인 브리핑을 통해 월북·피격 사실을 어떻게 접했는지 묻는 질문에 "국방부에서 언론 발표하면서 알게 됐다"며 "사전에 저희가 인지한 건 없었다"고 밝혔다.
앞서 해수부는 해경, 해군과 함께 지난 21일 A씨가 사라졌던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합동 수색작업을 벌였다. 하지만 정작 A씨에 대한 사망 소식은 국방부가 언론에 발표하기 전까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을 시인했다.
엄기두 실장은 "월북과 피격은 여러 종합적 데이터를 분석하고 관련 사항들을 판단해서 정하는 것"이라며 "업무관련성과 전문성이 없는 해수부가 참여할 상황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엄 실장은 브리핑에서 "해경에서 선내 CC(폐쇄회로)TV를 분석해야 A씨가 당직근무 중 조타실을 나선 뒤의 동선 등이 확인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해수부 브리핑이 끝난 뒤 이어서 진행된 해경 브리핑에서는 "CCTV 2대가 고장나 동선을 확인할 수 없었다"는 설명이 나왔다.
이날 해수부의 브리핑에 따르면 실종된 A씨는 2012년 서해어업관리단에 들어온 뒤 계속 근무했다. 이달 13일 무궁화13호를 타고 출항해 지난 17일 무궁화10호로 옮겨탄 뒤 연속 근무해왔다.
해수부는 A씨가 동료들과 월북 의사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은 없었다고 밝혔다. 또 A씨가 승선할 때 지녔던 가방과 생필품 등 소지품은 모두 선내에 남겨진 것을 확인했다.
해수부는 단순 실족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판단했다. 무궁화10호 우현 선미 부근에 A씨의 슬리퍼가 가지런히 놓여있었다는 이유에서다. 또 무궁화10호가 머물렀던 해상의 당일 기상상태가 양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수부는 21일 실종된 A씨의 행적이 23일 밝혀진 데 대해서는 "매년 여러 차례 일반 어선 등에서도 실종사건이 일어나는데 모든 걸 공개하지는 않는다"며 "이번에는 국방부 발표내용이 있었기 때문에 공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해수부 조사 결과 A씨는 서해어업관리단 소속 동료들과의 관계에서는 큰 문제가 없었으며 평판도 괜찮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자진월북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개인 채무상태 및 가정불화 등에 대해 해수부는 "개인 신상문제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세종=최우영 기자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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