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3 (토)

이슈 최악의 위기 맞은 자영업

비대면에 적응한 자영업자들 "나는 이렇게 살아남았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이강준 기자, 정경훈 기자] [편집자주] 옷, 책, 생활용품은 물론, 커피, 팥빙수 등 디저트, 삼겹살구이까지, 모든 게 배달되는 시대. 소비자들은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에 환호하지만 가게를 내고 장사를 하던 수많은 자영업자들의 미래는 암울하기만 하다. 코로나19가 앞당긴 '자영업 빙하기', 그 심각한 위기 상황을 진단해본다.

[MT리포트]'언택트 빙하기' 자영업 공룡이 쓰러진다③

코로나19(COVID-19)가 발생한지 10개월. 이제 평범한 식당에서부터 피트니스, 편의점 등 다양한 산업에서 비대면에 적응한 사례가 나오고 있다. 이들 자영업자의 모습은 기존과는 크게 달랐다.

특히 기존에는 완전히 대면사업으로만 생각됐던 영역에 종사하는 자영업자들마저 비대면 사업으로 전환중이다. 이들은 '모두가 변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머니투데이

온라인 PT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트레이너 박모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최근 온라인 PT를 개설한 트레이너 박모씨(38)는 "코로나19 이전에는 비대면 수업이 비중을 따지는 게 무의미할 정도로 적었지만 최근에는 전체 수업중 30%까지 치솟았다"고 말했다.

온라인 PT란 영상통화가 가능한 앱을 통해 트레이너가 고객이 운동하는 자세 등을 보고 실시간으로 피드백을 주며 지도하는 방식의 수업이다.

헬스장 등 피트니스 산업은 전형적인 '대면' 산업으로 꼽혔다. 보통 PT 수강을 원하는 고객이 정해진 시간내에 헬스장에 방문하면 트레이너와 직접 만나 운동을 지도받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하지만 헬스장 내에서 '턱스크' 착용 등으로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하자 대면 수업이 불가능해졌다.

박씨는 "오프라인 수업은 헬스장에 어쨌거나 와야하기 때문에 장소의 제약이 오히려 컸다"며 "온라인 PT는 임산부 같은 외출이 어려운 고객들까지 고객층을 넓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용한 공간에서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블루투스 이어폰 정도만 있으면 어느 헬스장에서도 온라인 PT를 진행할 수 있다는 게 박씨 설명이다.

박씨는 "고객이 '이번주는 비대면으로 받겠다'고 요청하면 유연하게 대처도 가능하고 향후 이 분야에서도 비대면 수요는 늘어날 것"이라며 "비상시에도 매출을 올릴 수 있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다시 강화돼도 큰 타격 없이 사업을 이어나갈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먼저 변신한 자영업자들의 조언 "비대면 체질 변화, 선택이 아닌 필수"

비대면 서비스를 도입한 자영업자들은 체질변화가 생존을 위해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입을 모은다.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고 있는 자영업자들의 공통점은 모두 선제적으로 배달 서비스 등 체질 개선에 나섰다는 점이었다.

머니투데이

편의점주 A씨는 배달 주문이 들어올때마다 감사하다는 메시지를 담은 손편지를 담아 제품을 보낸다./사진=이강준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A씨가 2017년부터 서울 관악구에서 운영한 편의점은 경쟁사 사이에 위치해 있고 인근 주택가 세대수가 매우 적다는 점 등 여러 악조건이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19에 배달 매출이 급증해 한 달 배달로만 다른 일반 편의점의 전체 매출을 앞설 정도로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

A씨는 "고객 리뷰라든가, 배달 보낼 때 손편지를 동봉하는 등 차별화 전략이 주효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A씨의 사례는 동종업계에 널리 알려져 이제는 경쟁사에서도 A씨 점포를 주목할 정도다.

B씨가 서울서 운영하는 식당은 시장 부근에 위치해 그의 주요 고객층인 2030의 유동인구가 매우 적다는 한계점이 있었다. B씨 역시 지난해 말부터 배달 서비스 도입을 준비했고 코로나19에 외식업임에도 불구하고 흑자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

B씨는 "배달을 시키는 고객들은 맛있고 싸고 양이 많은 제품을 원하는데 이를 맞추는 게 쉽지 않다"며 "코로나19가 언제 끝날지도 모르고 배달 수요는 앞으로도 급증할 것으로 보여 꾸준히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머니투데이

/사진제공=부동산114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도 이제라도 배달 도입 등 비대면 물결에 맞춰 변화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한다. 음식 배달부터 시작해 비대면과 무관해보이는 산업에서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경희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자영업자 숫자가 550만명에 이르는 시대에 이들에 대한 국가 지원이 필요한 건 사실"이라면서도 "당장 개인의 생존을 위해서는 자영업자 스스로 변화에 맞대응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배달이 자영업자가 생존하기 위해 쓸 수 있는 몇 없는 돌파구 중 하나라고 본다"며 "다만 과도한 배달앱 수수료, 독점 시스템을 방지하는 제도 등은 정부에서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강준 기자 Gjlee1013@mt.co.kr, 정경훈 기자 straight@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