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태국 정부, 진짜 컴퓨터 범죄 사이버폭력은 정착 모른 체"
반정부 집회 지지 발언으로 인종차별적 비판을 받은 파차라폰 짠타라쁘라딧 |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태국의 미인대회 우승자가 반정부 집회 지지 발언으로 친정부 성향 네티즌들로부터 인종차별적 비난 세례에 시달렸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24일 일간 방콕포스트와 온라인 매체 카오솟 등에 따르면 파차라폰 짠타라쁘라딧(22)은 20일 밤 태국에서 열린 '미스 그랜드 타일랜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19일 진행된 질의응답 코너에서 한 답변이 논란을 가져왔다.
주최 측은 당일 방콕 도심 왕궁 옆 사남 루엉 광장에서 3만명가량 참여한 가운데 열리고 있던 대규모 반정부 집회와 관련, 폭력 사태를 피하기 위해 시위대와 정부 어느 쪽에 이야기하고 싶은지를 물었다.
파차라폰은 "우리는 무엇이 우리 국가를 위해 최선인가에 대한 의견을 표출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정부에 말하고 싶다"고 언급한 뒤 영어로 "이 나라를 태국이라고 부른다면 우리는 진정한 민주주의가 필요하다. 당신들은 이 나라를 떠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친정부 성향 네티즌들이 강하게 비판했다.
한 네티즌은 흑인에 대한 경멸적인 영어 단어를 사용하면서 "당신이 흑인인 줄 알았다"고 썼고, 어떤 네티즌은 '오징어 먹물 같은 피부'라고 적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아프리카에서 온 미인대회 우승자인 줄 알았다"고 언급했다.
모두 파차라폰의 피부색을 빗댄 인종차별적 비판이었다.
한 네티즌은 "못생겼을 뿐만 아니라 행실도 나쁘다. 대회 심판들도 역시 왕실을 미워하나"라고 적었다.
그러나 카오솟은 파차라폰 뿐만이 아니라 결선에 오른 5명 모두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반정부 집회를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파차라폰을 지지하는 네티즌들도 지지 않고 온라인에서 그를 옹호하는 댓글을 달았다고 온라인 매체 네이션은 보도했다.
방콕포스트는 이날 사설을 통해 군주제나 정부를 비판하는 이들에 재갈을 물리려 컴퓨터범죄법을 적용한다는 비판을 받아 온 정부는 정작 진짜 컴퓨터범죄인 사이버 폭력에 대해서는 모른 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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