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 연합뉴스 |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야권 일각에서 지지하는 개천절 ‘드라이브 스루’(drive through) 집회를 허용해야 한다며 여당 측 입장과 별개로 또 소신 발언을 했다. 앞서 이 지사는 재난지원금 지급 범위 등을 놓고도 여당과 다른 입장을 보여왔다.
이 지사는 지난 23일 오후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집회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데 감염성을 최소화하거나 위험성이 없는 방법이라면 집회와 표현의 자유를 막을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또 ‘교통 체증을 유발한다’는 반대 의견은 감수해야 한다며 “이웃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감염시킬 염려가 없다면, 방역 당국 입장에서 방역에 방해되지 않는 범위 내 정치적 표현이라면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 지사는 지난 22일 개천절 집회 자제를 호소한 바 있어 이번 드라이브 스루 집회 허용 입장은 의외라는 해석이다. 여당 측은 드라이브 스루 집회 금지를 강력 주장하고 있다. 이 지사는 재난지원금 지급 범위 등을 놓고도 여권 측과 다른 목소리를 냈었다.
23일 더불어민주당 이원욱 의원은 “여당이 국민 위해 하겠다는 방식들에 대해서는 번번이 반대하더니, 이것은 좋단다. 권리라고 두둔하고 있다”며 “드라이브 스루라는 이름으로 시위의 목적과 그 안에 광기를 숨기지 말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김종인 위원장이 부추기더니 이번에는 주호영 원내대표다. 정당의 대표인 두 분께서 이러하시니 전광훈식 집단 광기가 여전히 유령처럼 광화문을 떠돌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 뉴시스 |
민주당 우원식 의원도 “서울 도심 교통마비는 둘째 치고, 수많은 차량에서 사람이 나오나 안 나오나를 감시하기 위해, 창문을 내리는지 안 내리는지 보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공권력과 행정력이 낭비되어야 하는가”라고 우려했다.
정청래 의원은 22일 “그 권리로 국민들이 위험해도 좋단 말인가”라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위협을 주는 그 어떤 집회도 반대하고 철회하라는 말을 그렇게도 하기 싫은가. 집회를 강행하려는 사람들도 문제지만 그들의 권리라고 말하는 사람도 참 어이없다”고 힐난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전날(22일) 개천절 집회를 드라이브 스루로 하자는 의견에 대해 “법이 허용하고 방역에 방해되는지 아닌지 판단해야 할 것”이라며 “드라이브 스루 방식이 교통과 방역에 방해되지 않는다면 그 사람들의 권리 아니겠나”라고 했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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