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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해 '경찰이 음주 단속을 안 할 것이다'는 잘못된 인식이 확산되면서 음주운전이 점점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0대 가장이 음주 차량에 치여 숨지는 '을왕리 비극'이 국민적 공분을 샀지만, 가해자 처벌이 약하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 8월 말까지 음주운전 사고 건수는 총 1만 126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659건)보다 16.6% 증가했다. 음주 사고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 연속 감소세를 보이다 올해 큰 폭으로 늘었다.
실제로 술을 마신 뒤 운전대를 잡는 사고는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 19일 새벽에는 종로구 인근 도로에서 현직 경찰관이 오토바이 사고를 낸 뒤 음주 측정을 거부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23일에는 부산광역시에서 만취 상태로 오토바이를 몰던 무면허 20대가 교통표지판 지주대를 들이받아 동승자 1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으며, '을왕리 사고'가 발생했던 인천에서도 만취한 남성이 몰던 차량이 폐기물 차량을 들이받아 동승자가 숨졌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6월부터 실시된 음주운전 처벌 강화 법률인 일명 '윤창호법'(특정범죄가중처벌법)이 유명무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윤창호법'에 따르면 음주운전을 하다 사망사고를 내면 가해 운전자는 최소 3년에서 최대 무기징역까지 처벌받을 수 있지만, 법이 시행된 다음에도 음주운전 사고가 되레 느는 등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경찰은 음주참사가 잇따르자 엄정 대응을 예고한 상태다. 지난 20일 경찰은 앞으로 두 달간을 음주운전 집중 단속기간으로 정하고 전국 경찰서에서 매주 2회 이상 일제 단속, 상습 음주운전자 구속, 동승자 공범 간주 등 단속 강화에 나설 예정이다.
한편 지난 9일 '을왕리 음주운전 사고'의 가해자를 엄벌해 달라는 국민청원은 23일 기준 61만 명 이상이 동의했다. 숨진 피해자의 딸은 이 청원을 직접 게시하고 "평생 열심히 사신 아버지를 숨지게 한 가해자에게 최고 형량을 내려 달라"고 호소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경찰 단속이 약화됐을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음주 운전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은 지난 1월부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음주가 의심되는 차량만을 단속하는 '선별식'으로 단속 방법을 바꾼 바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은 "코로나19로 음주 단속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음주운전 사고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경찰이 인식 개선을 위한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진영 기자 jahiyoun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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